토탈 카니지
토탈 카니지 (Total Carnage REV la1 03 10 92) · 1992 · Mi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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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적으로 가득 찬다
이 게임의 첫인상은 물량입니다. 화면 사방에서 적 병사와 기계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이쪽은 그것들을 향해 쉬지 않고 총을 갈깁니다. 폭발이 겹치고 파편이 튀며 화면이 잠시도 조용하지 않습니다. 제목 그대로 살육이라는 말이 붙을 만한 화면입니다.
조작 방식도 이 물량에 맞춰져 있습니다. 움직이는 방향과 총을 쏘는 방향이 따로 놀아서, 뒤로 물러나면서 앞을 향해 쏠 수 있습니다. 이 두 방향을 따로 다루는 감각이 이 게임의 핵심이고, 익숙해지면 몰려오는 무리를 뒤로 빠지며 정리하는 그림이 나옵니다.
어떤 게임인가
토탈 카니지(Total Carnage)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면에서 병사를 조종해 적을 격파하며 나아가는 전방위 슈팅 액션 게임입니다. 각 구역에는 처리해야 할 목표와 구출해야 할 포로가 있고, 이들을 챙기며 출구로 향합니다.
조작은 이동과 발사 방향을 따로 지정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화면 전체를 정리하는 폭탄과, 얻으면 잠시 화력이 크게 늘어나는 무기가 더해집니다. 무기는 종류마다 사거리와 범위가 다르고, 지속 시간이 정해져 있어 언제 쓸지 판단하게 됩니다.
포로와 점수
이 게임에는 갇혀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들에게 닿으면 구출되고 점수가 붙는데, 문제는 이들이 적 한가운데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구하러 들어가다 죽는 일이 흔해서, 지금 상황에서 갈 만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또 하나 조심할 것은 오발입니다. 총을 갈기다 보면 구출해야 할 사람을 쏘게 되는데, 이러면 점수를 얻지 못합니다. 사람이 섞여 있는 구역에서는 방향을 잡고 짧게 끊어 쏘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디서 막히는가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도망칠 곳을 잃는 것입니다. 적을 잡는 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벽을 등지고 있고, 사방에서 몰려오면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항상 뒤쪽에 열린 공간을 남겨 두고 싸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두 번째는 화력 관리입니다. 강력한 무기를 얻으면 잠깐 무적이 된 기분이 들지만, 지속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기본 무기로 돌아옵니다. 무기가 있는 동안 어려운 구역을 통과해 두고, 없을 때는 좁은 통로에서 하나씩 상대하는 식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폭탄을 아끼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순식간에 적이 쌓이는 구조라, 폭탄을 남겨 두고 죽는 것이 가장 아깝습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이 게임은 스매시 TV를 만든 사람들이 이어서 내놓은 작품입니다. 그쪽이 방송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방마다 적을 쓸어 담는 구조였다면, 이쪽은 전장을 배경으로 삼아 구역을 이동하며 목표를 처리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조작 방식과 화면 가득한 물량이라는 뼈대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미드웨이 게임 특유의 거친 화면과 과장된 연출도 그대로입니다. 캐릭터 디자인부터 폭발 효과까지 모든 것이 크고 요란하며, 절제 같은 것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오락실에서 지나가던 사람의 시선을 잡아채는 데는 이만한 방식이 없었습니다.
둘이 하면 달라진다
이 게임은 혼자 하면 상당히 가혹합니다. 사방에서 오는 적을 한 사람이 다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이 붙으면 서로 등을 맡길 수 있어 난이도가 확연히 내려가고, 한 명이 포로를 챙기는 동안 다른 한 명이 엄호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가능해집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흔한 편은 아니었지만, 걸려 있으면 둘이 나란히 앉아 화면을 정리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규칙 설명이 필요 없고 앉자마자 바로 쏘면 되는 게임이라, 처음 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붙을 수 있었습니다.
한 판을 오래 붙잡기보다 짧게 몇 번씩 즐기기에 잘 맞습니다. 구역마다 목표가 명확하고, 죽더라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바로 알 수 있어 다시 붙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