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카니지 슈퍼패미컴 베타판
토탈 카니지 (Total Carnage USA beta1) · 1994 · Mali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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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폭발로 가득 찹니다
이 게임을 처음 켜면 정신이 없습니다. 사방에서 병사가 쏟아지고, 배경의 건물이 부서지고, 총알과 폭발이 화면 곳곳에서 동시에 터집니다. 조용한 순간이 거의 없고, 시작부터 끝까지 화력만으로 밀어붙입니다.
제목 그대로 학살이 주제입니다. 어떤 나라의 독재자가 화학 무기로 사람들을 개조해 군대를 만들었고, 두 명의 군인이 그 시설을 부수러 들어간다는 설정입니다. 이야기는 그저 배경일 뿐이고, 게임이 하는 일은 화면 안의 모든 것을 부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토탈 카니지(Total Carnage)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전방향 슈팅 게임입니다. 캐릭터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총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 쏩니다. 이동 방향과 사격 방향이 따로 놀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면서 앞을 향해 쏘는 식의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 조작 방식은 같은 개발진이 앞서 만든 스매시 TV에서 왔습니다. 오락실 기판에서는 조이스틱 두 개를 써서 왼쪽으로 움직이고 오른쪽으로 조준했는데, 가정용 컨트롤러에서는 버튼으로 방향을 고정하는 식으로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방향 고정 버튼에 익숙해지면 꽤 자유롭게 싸울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의 목표는 대개 정해진 지역을 통과하거나,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구출하거나, 특정 시설을 부수는 것입니다. 화면 위쪽에 남은 목표가 표시되므로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맬 일은 없습니다. 다만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늘 적으로 막혀 있을 뿐입니다.
둘이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화면 하나를 공유하며 나란히 싸우는 방식이라 서로 화면 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만, 화력이 두 배가 되는 만큼 진행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무기와 화력
기본 총으로 시작하지만 곳곳에 무기가 떨어져 있습니다. 넓게 퍼지는 산탄, 관통하는 탄, 폭발하는 유탄 같은 것들이 있고, 각각 유효한 상황이 다릅니다. 좁은 통로에서는 관통 계열이, 사방에서 몰려올 때는 퍼지는 계열이 낫습니다.
폭탄도 있습니다. 화면 전체를 쓸어버리는 무기라 궁지에 몰렸을 때 쓰는 최후의 수단인데, 개수가 적어 아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게임이 워낙 정신없어서 아끼다가 죽는 일이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그냥 쓰는 게 낫습니다.
배경도 대부분 부술 수 있습니다. 벽, 나무, 차량, 심지어 지형의 일부까지 총알에 무너집니다. 부수면 그 뒤에 숨어 있던 아이템이나 새로운 길이 드러나기도 해서, 막혔다 싶으면 일단 주변을 다 쏴 보는 게 방법입니다.
어려움을 이겨 내는 법
이 게임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적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한 대만 맞아도 목숨이 하나 사라지는 구간이 많습니다. 오락실에서 동전을 계속 넣게 만들려고 설계된 난이도가 가정용판에도 거의 그대로 남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습관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한자리에 서 있으면 사방에서 오는 총알에 반드시 맞습니다. 계속 움직이면서 쏘고, 적이 몰려오는 방향과 반대쪽으로 빠지는 흐름을 유지해야 합니다.
구출 대상을 무리해서 챙기는 것도 위험합니다. 점수는 오르지만 그러다 죽으면 손해가 훨씬 큽니다.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만 구하고, 위험한 자리에 있는 대상은 포기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 시절 오락실의 색
이 계열의 게임은 화면 가득한 폭발과 거친 유머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캐릭터가 죽을 때의 과장된 연출, 적들의 우스꽝스러운 생김새, 대놓고 시끄러운 음향이 다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정교함이 아니라 과잉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슈퍼패미컴 이식판은 오락실판에 비하면 화면에 나오는 적의 수가 줄었고 연출도 다소 순화됐습니다. 기기 성능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고, 가정용으로 내면서 표현을 다듬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원판의 정신은 남아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방으로 쏘며 화면을 부수고 싶은 날에 어울리는 게임이고, 그런 목적이라면 지금 해도 충분히 제구실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