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션 X
레볼루션 X (Revolution x REV 1 0 6 16 94) · 1994 · Mi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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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스미스를 구하러 갑니다
총 쏘는 오락실 게임의 목표는 보통 인질 구출이거나 적 소탕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목표는 납치된 록 밴드를 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밴드 에어로스미스가 그대로 등장하고, 배경음악으로 그들의 곡이 흐르며, 멤버들의 실사 이미지가 화면에 나옵니다. 1994년 미국 오락실이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한 화면에 압축해 놓은 것 같은 게임입니다.
레볼루션 X(Revolution X)는 총을 들고 화면을 향해 쏘는 건 슈팅입니다. 화면이 알아서 앞으로 나아가고 플레이어는 조준과 사격만 담당하는 방식이라, 이동 조작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최대 세 명이 동시에 붙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CD를 던져서 쏩니다
이 게임의 무기가 독특합니다. 총을 쏘는 것 외에 CD를 던질 수 있습니다. 화면 안의 물건이나 적을 향해 CD가 날아가는 연출은 밴드를 소재로 한 게임다운 아이디어였고, 화면 정리용으로도 쓸모가 있어서 단순한 장식에 그치지 않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아껴 둔 것을 터뜨리는 감각이 이 게임의 리듬을 만듭니다.
건 슈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장전 타이밍입니다. 화면 밖을 쏘면 탄이 채워지는 방식인데, 이 동작을 언제 하느냐가 생존을 가릅니다. 적이 몰려 나오는 한가운데서 탄이 떨어지면 그대로 맞습니다. 요령은 적을 다 처리한 직후, 다음 무리가 나오기 전의 빈 시간에 미리 채워 두는 것입니다.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이 한 가지 때문에 계속 죽습니다.
배경 안의 물건을 쏘는 것도 챙길 만합니다. 화면 곳곳에 부술 수 있는 것들이 숨어 있고, 그 안에서 회복 아이템이나 점수가 나옵니다. 적만 보고 쏘면 놓치는 부분인데, 체력이 아슬아슬한 상태로 뒤 구간에 들어가면 훨씬 힘들어지므로 여유가 있을 때 주변을 훑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여럿이 붙어야 제맛인 게임입니다
세 명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혼자 하면 처리해야 할 적이 그대로 다 자기 몫이라 체력이 빠르게 깎이는데, 사람이 늘면 화면 좌우를 나눠 맡을 수 있어 진행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각자 아무 데나 쏘면 같은 적에 화력이 겹치면서 다른 쪽이 뚫립니다.
그래서 여럿이 할 때는 자연스럽게 역할이 갈립니다. 한 사람이 정면을 맡고 다른 사람이 좌우 구석에서 튀어나오는 적을 담당하는 식입니다. 별다른 약속 없이도 몇 판 하다 보면 그렇게 나뉘는데, 이 협력 감각 자체가 오락실 건 슈팅이 주던 재미의 큰 부분이었습니다.
난이도는 뒤로 갈수록 확실히 올라갑니다. 화면에 나오는 적의 수가 늘고, 등장하는 위치가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때부터는 조준을 크게 흔들지 않고 화면 중앙 부근에서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대응하는 편이 명중률이 높습니다.
미드웨이가 만들던 시절의 미국 오락실
미드웨이는 1990년대 초 모탈 컴뱃으로 큰 성공을 거둔 회사입니다. 실사 이미지를 게임에 집어넣는 방식이 그 시기 미드웨이의 특징이었고, 이 게임도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실제 인물을 촬영해 게임 화면에 넣는 기법이 아직 신기하게 받아들여지던 때라, 그 자체가 손님을 끄는 요소였습니다.
이 게임은 미드웨이가 앞서 만든 인기 건 슈팅의 구조를 이어받았습니다. 진행 방식과 조작 감각이 상당히 닮아 있어서, 그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바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록 밴드라는 소재와 음악을 얹어 분위기를 완전히 다르게 바꾼 것이 이 작품의 자리입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국내 오락실에서 총 달린 기계는 늘 눈에 띄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조이스틱 대신 실제 총 모양 컨트롤러를 잡는다는 것 자체가 특별했고, 요금도 조금 더 비쌌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서양 밴드를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그 밴드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배경 설명 없이 그냥 총 쏘는 게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지금은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해 볼 수 있어서, 그 시절 총을 잡아 보지 못한 사람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실사 이미지가 뒤섞인 화면과 록 음악이 깔리는 연출은 지금 보면 확실히 그 시대의 물건이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1990년대 중반 오락실의 공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게임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