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 택틱스 어드밴스 북미판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 북미판 (Final Fantasy Tactics Advance U Eurasia) · 2003 · Square 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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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어야 할 낙원
대부분의 판타지 게임은 세계를 구하라고 합니다. 이 게임은 반대입니다. 아이들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세계를 주인공이 부수러 다닙니다. 그 세계에서는 아픈 동생이 뛰어다니고, 소심했던 친구가 왕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내내 친구들과 부딪힙니다. 돌아가야 한다는 주인공과 여기 남고 싶은 친구들 사이의 대립이 전투의 명분이 되고, 마지막까지 명쾌한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화면은 밝은데 남는 뒷맛은 묵직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Final Fantasy Tactics Advance)는 격자로 나뉜 전장에서 부대원을 한 명씩 움직이며 싸우는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이동 거리, 사거리, 지형의 높낮이가 모두 계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어디에 서느냐가 곧 전투 결과가 됩니다.
이 판본은 서양 시장을 위해 발매된 버전으로, 텍스트가 영어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직업과 조합
부대원은 다섯 종족으로 나뉘고, 종족마다 고를 수 있는 직업이 제한됩니다. 기술은 무기에 붙어 있어서, 원하는 기술이 달린 무기를 들려 주고 전투를 반복하면 익혀집니다. 익힌 기술은 직업을 바꿔도 부기술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강한 부대원을 만들려면 계획이 필요합니다. 지금 직업에서 배울 기술을 다 익힌 뒤 다음 직업으로 옮기고, 앞서 배운 기술을 부기술로 얹는 식으로 층층이 쌓아 올립니다. 이 과정이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법이라는 제약
전투마다 금지 항목이 걸립니다. 어기면 처벌을 받고 심하면 부대원이 전투에서 이탈합니다. 출전 전에 조건을 확인하고 편성을 손보는 과정이 사실상 이 게임의 준비 단계입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양날입니다. 상대가 잘 쓰는 수단이 금지된 날을 골라 나가면 훨씬 유리하게 싸울 수 있고, 모아 둔 카드로 조건에 손을 댈 수도 있습니다. 익숙해질수록 성가심보다 전략의 폭으로 느껴집니다.
지도를 넓혀 가는 재미
지도 위에 새 지역을 놓아 세계를 넓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진행할수록 갈 수 있는 곳과 살 수 있는 장비가 늘어납니다. 의뢰가 끊임없이 들어오므로 본편만 따라가도 할 일이 마르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 RPG로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 이 장르를 처음 잡는 사람에게 자주 권해지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 깊이 파면 조합의 끝이 보이지 않아, 오래 두고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