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리 2
퍼즐리 2 (Puzzli 2 v100) · 1999 · IGS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물속에서 위로 떠오르는 퍼즐
낙하 퍼즐이라고 하면 대개 위에서 블록이 떨어져 아래에 쌓이고, 그 더미가 화면 꼭대기에 닿으면 끝나는 그림을 떠올립니다. 이 게임은 그 상식을 뒤집어 놓습니다. 화면 아래는 물속이고, 물고기들이 아래에서 위로 떠오릅니다. 플레이어가 노리는 것은 바닥이 아니라 수면입니다.
같은 종류의 물고기가 수면에 셋 모이면 건져 올릴 수 있고, 화면의 물고기를 전부 건져 내면 그 판이 끝납니다. 반대로 정리하지 못한 물고기가 아래쪽 경계선 밑으로 가라앉아 버리면 그대로 게임이 끝납니다. 아래로 쌓여 죽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빠져 죽는다는 점이 이 퍼즐의 성격을 전부 결정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퍼즐리 2(Puzzli 2)는 대만의 아이지에스가 내놓은 아케이드 퍼즐입니다. 원래 이 계보는 메트로가 만든 전작에서 시작했고, 그 뒤를 아이지에스가 이어받아 자사 기판 위에 다시 올렸습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조이스틱으로 조각을 좌우로 옮기고 회전시켜 원하는 자리에 밀어 넣는, 낙하 퍼즐의 표준 문법을 그대로 씁니다.
다만 배치의 목표가 다릅니다. 일반적인 낙하 퍼즐은 같은 색을 붙여서 지우는 것이 전부지만, 이 게임은 지워야 할 대상이 수면이라는 특정 높이에 올라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각을 어디에 놓느냐뿐 아니라 언제 그 자리가 수면이 되느냐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아래에서 밀려 올라오는 흐름을 읽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혼자 하는 모드와 둘이 붙는 대전 모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대전에서는 한쪽이 크게 정리할 때마다 상대 쪽 수위가 흔들리므로, 급하게 조금씩 치우는 쪽보다 참았다가 크게 터뜨리는 쪽이 유리합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곳
제일 흔한 실수는 눈에 보이는 대로 즉시 짝을 맞추려 드는 것입니다. 셋씩 계속 건져 내면 당장은 화면이 깨끗해 보이지만 점수도 낮고 진행도 느립니다. 이 게임은 한 번 정리할 때 여러 종류가 줄줄이 딸려 올라오도록 미리 층을 쌓아 두는 쪽이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막히는 곳은 속도입니다. 판이 넘어갈수록 아래에서 밀려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져 생각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때 화면 전체를 보려 하면 늦습니다. 지금 처리해야 할 열 두어 개만 시야에 넣고, 나머지는 다음 순서로 미뤄 두는 편이 실수를 줄입니다.
또 하나, 종류가 애매한 물고기를 구석에 몰아 두는 습관은 나중에 반드시 값을 치릅니다. 구석은 조각을 다시 옮기기 어려운 자리라, 거기에 짝 없는 물고기가 하나만 남아도 그 열 전체가 잠깁니다. 잉여 조각은 되도록 중앙 근처에 두어 다음에 손댈 여지를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 시절의 아이지에스
1990년대 후반 대만의 아이지에스는 자체 기판을 갖추고 대전 액션과 퍼즐을 꾸준히 찍어 내던 회사였습니다. 일본 대형 제작사만큼 이름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판 하나로 여러 장르를 돌려 쓰는 방식으로 아시아권 오락실에 상당한 물량을 공급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도 이 회사 기판을 얹은 게임이 적지 않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다만 이 게임 자체는 국내에서 널리 놓인 축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시기 오락실 퍼즐 자리는 이미 자리가 굳은 몇몇 인기작이 차지하고 있었고, 뒤늦게 들어온 낙하 퍼즐은 눈에 익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아는 사람이 있는 동네에서만 조용히 돌아가던 부류에 가깝습니다.
지금 해 볼 만한가
낙하 퍼즐을 꽤 해 본 사람이라면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쌓아 올리는 감각이 아니라 떠올리는 감각을 쓰기 때문에, 익숙한 손버릇이 한 번은 어긋납니다. 그 어긋남을 다시 맞춰 가는 과정이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한 판이 짧고 규칙이 몇 줄로 끝나므로 처음 잡는 사람도 부담이 없습니다. 규칙을 읽고 시작하기보다 몇 판 죽어 보면서 물이 어느 속도로 차오르는지 몸으로 익히는 편이 빠릅니다. 그러고 나면 왜 조각을 미리 눕혀 두어야 하는지가 저절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