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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 (게임보이)

페이퍼보이 (Paperboy USA Europe) · 1990 · Mi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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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달이 게임이 된다

게임의 주인공은 보통 영웅이거나 전사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주인공은 자전거를 탄 신문 배달 소년입니다. 하는 일도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아침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신문을 구독하는 집 현관에 신문을 던져 넣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일상적인 아르바이트를 그대로 게임 규칙으로 옮겨 놓은 발상이 이 게임을 오래 기억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실제 신문 배달이 이렇게 험하지는 않습니다. 게임 속 동네에서는 개가 달려들고, 차가 인도로 올라오고, 잔디 깎는 기계가 저 혼자 굴러다닙니다. 평범한 주택가를 장애물 코스로 바꿔 놓은 이 과장이 웃음을 주면서 동시에 난이도를 만듭니다.

페이퍼보이 (게임보이) 레이싱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1990)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페이퍼보이(Paperboy)는 비스듬히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자전거를 조종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은 아래에서 위로 계속 흘러가고, 플레이어는 좌우로 자전거를 움직이며 속도를 조절합니다. 길 양옆으로 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중 구독하는 집은 색이나 상태로 구분됩니다. 그 집을 지나갈 때 신문을 던지면 배달 성공입니다.

신문은 현관 앞에 떨어지면 제일 좋고, 우편함에 정확히 넣으면 점수가 더 붙습니다. 구독하지 않는 집의 창문을 깨는 것도 점수가 되지만 그건 장난이고, 진짜 목표는 구독 집을 한 곳도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배달을 놓친 집은 구독을 끊고, 구독자가 다 떨어지면 그대로 해고되어 게임이 끝납니다.

페이퍼보이 (게임보이) 레이싱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1990)

한 주를 버티는 구조

한 판은 하루이고, 월요일부터 시작해 요일이 넘어갑니다. 하루를 마치면 그날의 배달 성적을 보여 주고, 남은 구독자 수가 갱신됩니다. 요일이 지날수록 장애물이 늘고 배치가 험해지므로, 초반에 편하다고 방심하면 뒷날에 급격히 무너집니다. 이 게임의 실제 승부는 수요일 이후부터입니다.

하루가 끝나면 장애물 코스가 붙습니다. 정해진 구간을 달리며 점프대와 표적을 지나는 보너스 구간인데, 여기서 얻는 점수가 제법 큽니다. 다만 이 구간에서 넘어져도 손해가 크지는 않으므로, 본 배달에서 몸을 사리고 보너스 구간에서 과감하게 노리는 배분이 무난합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지점

가장 흔한 실수는 신문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신문 수가 정해져 있어서, 창문을 깨거나 아무 데나 던지다 보면 정작 구독 집 앞에서 던질 것이 없어집니다. 길 중간중간에 신문 묶음이 놓여 있으니 지나가면서 반드시 주워야 하는데, 이걸 놓치고 빈손으로 남은 집을 지나치는 일이 초반에 자주 생깁니다.

다음은 속도 조절입니다. 빨리 달리면 구간을 금방 끝내지만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에 대응할 시간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느리게 가면서 어느 위치에 무엇이 나오는지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또 던지는 동작과 피하는 동작을 동시에 하기 어려우므로, 장애물이 몰려 있는 구간에서는 배달을 한 집 포기하고 일단 안전하게 빠져나가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는 화면 위쪽으로 갈수록 앞을 볼 여유가 줄어듭니다. 너무 위로 붙어 달리면 반응할 거리가 사라집니다. 화면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달리면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피할 시간이 생깁니다.

휴대기기로 옮겨진 게임

이 게임은 원래 오락실에서 특이한 자전거 핸들 모양 조작기로 하던 게임이었습니다. 그 감각을 작은 흑백 화면과 십자키, 버튼 두 개로 옮기려면 많은 것을 덜어내야 합니다. 화면이 좁으니 앞을 미리 보기 어렵고, 표현할 수 있는 명암이 적으니 구독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을 구분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휴대기기판은 원본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대신 언제든 꺼내서 하루치만 해 보고 덮을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습니다. 한 판이 하루 단위로 끊기는 구조라 짧게 끊어 하기에 잘 맞습니다.

이 게임만의 자리

달리면서 피하는 게임은 많지만, 피하는 동시에 정확히 던져야 하는 게임은 드뭅니다. 이 두 가지를 한 손으로 동시에 해야 한다는 점이 페이퍼보이를 다른 주행 게임과 구분 짓습니다. 운전 실력만 좋아도, 조준만 좋아도 점수가 안 나옵니다.

또 하나는 실패가 바로 게임 오버로 이어지지 않고 구독자 수라는 형태로 천천히 쌓인다는 점입니다. 오늘 한 집을 놓치면 내일 그 집이 사라지고, 그렇게 조금씩 길이 짧아지다 결국 일자리를 잃습니다. 목숨이 줄어드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압박이라, 이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이 유독 마지막 장면을 잘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