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피 앤드 비비스
피피 앤드 비비스 (Pipi Bibis Whoopee z80 Sound Cpu SET 1) · 1991 · Toaplan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도아플랜이 만든 이상한 게임
도아플랜이라고 하면 대개 빽빽한 탄을 피하는 슈팅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슈팅이 아닌 고정화면 액션을 만들었고, 그것도 대단히 장난기 많은 물건을 내놓았습니다. 화면 곳곳에 성인용 농담과 짓궂은 연출을 잔뜩 심어 놓아서, 나중에 해외 발매판에서는 그 부분을 손봐야 했을 정도입니다. 게임 자체보다 그 유별난 분위기로 먼저 기억되는 작품입니다.
두 주인공은 작업복 차림의 청소부처럼 생겼고, 하는 일은 물통을 던지는 것입니다. 어이없는 설정인데 막상 해 보면 규칙이 아주 깔끔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피피 앤드 비비스(Pipi & Bibis / Whoopee!!)는 한 화면 안에서 적을 모두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고정화면 액션입니다. 여러 층의 발판이 놓인 화면을 사다리로 오르내리며, 돌아다니는 적에게 물통을 던져 씌웁니다. 물통에 갇힌 적은 잠시 움직이지 못하고, 그 상태에서 걷어차면 굴러가면서 다른 적까지 쓸어버립니다.
한 마리씩 처리하는 것보다 여러 마리를 한 줄에 세워 두고 한 번에 밀어버리는 쪽이 점수가 훨씬 큽니다. 이 구조 덕분에 화면을 보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적을 쫓아다니는 게 아니라 적이 모이길 기다렸다가 던지게 됩니다.
화면을 읽는 법
발판 배치는 판마다 달라지고, 사다리 위치가 곧 도주로입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안전해 보이지만 내려올 길이 하나뿐이면 그대로 갇힙니다. 아래층에서 굴러 올라오는 물통에 본인이 맞을 수는 없지만, 적이 몰려 있는 층에 잘못 내려서면 빠져나갈 곳이 없습니다.
시간을 오래 끌면 적이 빨라지거나 방해 요소가 나타나 재촉합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한 마리씩 정리하는 방식은 오히려 위험해집니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뭉쳐 있는 쪽을 노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안전합니다.
아이템과 2인 플레이
적을 없애면 점수 아이템과 능력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이동 속도가 빨라지거나 물통을 더 멀리 던질 수 있게 되는 것들이 있어서, 초반에 잘 챙기면 판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다만 아이템을 주우러 가는 동선이 곧 위험한 동선이 되기 쉬워서 욕심을 어디까지 낼지 판단해야 합니다.
2인 동시 플레이가 되고, 이때가 이 게임이 가장 재미있는 순간입니다. 한 명이 적을 한쪽으로 몰고 다른 한 명이 물통을 세워 두면 화면 절반이 한 번에 정리됩니다. 물론 서로 방해가 되기도 해서 웃음이 나올 일이 많습니다.
오래 남은 인상
이 게임은 흥행작이라기보다 소문으로 전해진 작품에 가깝습니다. 도아플랜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장르, 대놓고 장난스러운 연출, 그런데도 단단한 게임 규칙이 한데 섞여 있어 한 번 본 사람은 잘 잊지 않습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던지기와 차기가 전부라 처음 잡아도 곧바로 굴러갑니다. 짧게 한 판씩 붙어 보기 좋은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