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라이드 2 (MSX)
하이드라이드 2 (Hydlide 2) · 1985 · T&E Soft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착한 일과 나쁜 일
전작이 그저 괴물을 잡으면 되는 게임이었다면, 이 작품에는 주인공의 행실을 기록하는 값이 붙습니다. 나쁜 존재를 잡으면 선한 쪽으로 기울고, 해치지 않아도 될 상대를 죽이면 반대쪽으로 기웁니다. 마을 사람을 함부로 베면 곧바로 대가를 치릅니다.
이 값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진행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당시로서는 신선했습니다. 무엇이든 눈에 보이면 잡고 보던 습관을 가진 사람은 여기서 한 번 당하고 나서야 조심하게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하이드라이드 2(Hydlide II)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필드를 걸어 다니며 싸우고 성장하는 액션 RPG입니다. 부딪쳐 공격하는 기본 감각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마법과 선악 개념, 훨씬 넓어진 세계를 얹었습니다.
주인공은 잃어버린 왕국의 사정을 파헤치며 각지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마을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이 들어와, 전작보다 RPG다운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마법이라는 새 수단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마법입니다. 공격용 마법과 회복 마법이 갈라져 있고, 쓰려면 마법력을 소모합니다. 근접해서 부딪치는 것 말고 멀리서 손을 쓸 방법이 생겼으니, 상대에 따라 접근할지 거리를 둘지 고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마법력은 넉넉하지 않아서 아무 때나 쓸 수는 없습니다. 위험한 상대를 만났을 때를 대비해 남겨 두는 판단이 필요하고, 이 자원 관리가 이 게임의 긴장을 만듭니다.
넓어진 세계와 그 대가
필드는 전작보다 훨씬 넓어졌고, 마을과 던전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만큼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는데, 마을 사람의 말이 사실상 유일한 단서입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흘리는 한마디가 다음 목적지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으니 대화를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전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조작 그대로 더 큰 세계에 던져진 셈이라 진입이 어렵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 작품부터 시작하면 부딪쳐 싸우는 방식과 안내 없는 구조에 동시에 적응해야 해서 초반이 조금 험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하이드라이드 2는 첫 작품이 만든 틀을 넓히는 역할을 맡았고, 이후 3편으로 이어지며 시리즈의 형태를 굳혔습니다. MSX를 비롯한 여러 기기로 옮겨져 각기 다른 화면과 소리로 나왔지만, 기본 구성은 어디서나 같습니다.
거칠고 옛스러운 만듦새 안에 선악 개념 같은 시도가 들어 있어서, 지금 다시 보면 당시 개발자들이 무엇을 새로 해 보려 했는지가 오히려 잘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