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메탈
헤비 메탈 (Heavy Metal 315 5135) · 1985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슈팅 게임 화면 옆에 레이더가 붙어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 게임은 화면 왼쪽에 레이더 화면을 따로 두고,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는 스캔선이 지나갈 때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표시해 줍니다. 화면에 아직 보이지 않는 적의 위치를 미리 알 수 있는 셈인데, 전차를 몬다는 설정에 이 장치가 붙으니 그럴듯한 긴장이 생깁니다.
헤비 메탈(Heavy Metal)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종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전차를 조종해 화면 아래에서 위로 전진하며, 앞을 막는 적을 처리하고 구간을 통과해 나가는 구조입니다.
레이더를 보는 습관
이 게임에서 레이더는 장식이 아닙니다. 화면에 보이는 범위는 좁고 적은 화면 밖에서부터 다가오기 때문에, 레이더를 보지 않으면 갑자기 나타나는 것에 계속 당합니다.
다만 레이더는 실시간이 아닙니다. 스캔선이 한 바퀴 도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적은 이동합니다. 그래서 레이더에 찍힌 위치는 조금 전의 위치이고, 지금은 그보다 앞에 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시차를 감안하는 것이 이 게임의 요령입니다. 레이더에서 오른쪽에 뭔가 잡혔다면 실제로는 더 가까이 와 있으니, 그쪽으로는 가지 않거나 미리 포를 돌려 두는 식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네 가지 강화 아이템
진행 중에 얻을 수 있는 강화 요소가 넷 있습니다. 방어막을 씌워 주는 것, 공격을 강하게 만드는 것, 강력한 미사일을 주는 것, 이동 속도를 올려 주는 것입니다.
이 중 초반에 가장 쓸모 있는 것은 속도입니다. 전차는 기본적으로 느려서 피하는 데 불리한데, 속도가 올라가면 회피 폭이 크게 늘어납니다. 반대로 너무 빨라지면 조작이 미끄러워져서 원치 않는 곳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방어막은 후반 구간에서 값어치가 큽니다. 적이 몰리는 곳을 한 번 버텨 낼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방어막을 믿고 무리하게 돌진하면 금방 벗겨지고 그다음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실수 한 번을 덮어 주는 보험으로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전진이 자동이라는 부담
화면은 알아서 위로 흘러갑니다. 전차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진행 속도는 조절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시간을 벌 수가 없습니다. 앞에 어려운 구간이 보여도 멈춰서 준비할 수 없고, 밀려서 들어가야 합니다. 화면 아래쪽에 자리를 잡아 두면 그나마 볼 시간이 조금 늘어나는데, 대신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에 대응하기 어려워집니다.
대부분의 상급자는 화면 중간보다 조금 아래에 자리를 잡습니다. 위에서 오는 것을 볼 시간을 확보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좌우로 빠질 여지를 남기는 자리입니다.
1985년 세가의 자리
1985년은 세가가 오락실 시장에서 자기 기판을 정비해 나가던 시기입니다. 이후 몇 해 사이에 세가는 체감형 대형 기계와 새 기판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데, 이 게임은 그 직전 세대의 기판에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래서 화면 규모는 이후 세가 게임들만큼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시기 게임답게 규칙이 정돈되어 있고, 레이더라는 장치 하나로 다른 종스크롤 슈팅과 구분되는 개성을 만들었습니다.
같은 시기 종스크롤 슈팅은 대부분 전투기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이 게임이 전차를 택한 것은 무게감과 속도의 차이를 주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의 이동은 전투기 슈팅보다 둔하고, 그만큼 위치 선정이 중요해집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패는 앞만 보는 것입니다. 종스크롤 슈팅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위쪽만 신경 쓰는데, 이 게임은 옆과 뒤에서도 위협이 옵니다. 레이더를 곁눈질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계속 같은 자리에서 잃습니다.
두 번째는 강화를 잃는 것입니다. 죽으면 얻어 둔 것이 사라지기 때문에, 강화된 상태로 후반에 들어갔다가 한 번 잃으면 그대로 무너집니다.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구간에서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세가 기판 게임이 꾸준히 들어와 있었고, 이 게임도 일부 가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을 아는 사람은 적었고 전차 게임 정도로 통했습니다. 지금 해 보면 레이더를 보며 미리 대비하는 감각이 꽤 신선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