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컬러판 아스테로이드
아스테로이드 (Asteroids USA Europe) · 1999 · Activision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관성이 만드는 어려움
이 게임을 처음 해 보면 우주선이 마음대로 안 됩니다. 방향을 돌리고 추진 버튼을 눌러 앞으로 나가는데, 손을 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미끄러집니다.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입니다. 멈추려면 반대 방향으로 돌아 다시 추진해야 합니다.
이 관성이 아스테로이드의 전부입니다. 화면 가득한 운석 사이에서 속도를 죽이지 못해 스스로 들이받는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진짜 우주 공간에서는 이렇게 움직이겠구나 싶은 감각이, 단순한 선 그림 몇 개로 전달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게임보이컬러판 아스테로이드(Asteroids)는 화면을 떠다니는 운석을 총으로 부수며 살아남는 슈팅 게임입니다. 큰 운석을 쏘면 중간 크기 둘로 쪼개지고, 그것을 다시 쏘면 작은 조각으로 나뉩니다. 부술수록 표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급하게 다 쏴 버리면 순식간에 화면이 조각으로 뒤덮입니다.
화면의 상하좌우는 이어져 있습니다. 왼쪽 끝으로 나가면 오른쪽 끝에서 나타나고, 운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전해 보이던 자리로 반대쪽에서 돌아온 운석이 날아오는 일이 잦습니다. 화면 전체를 한 덩어리로 인식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살아남는 요령
초심자는 대개 눈앞의 큰 운석부터 쏩니다. 그러면 조각이 사방으로 퍼져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숙련자는 반대로 큰 운석을 남겨 두고 작은 조각부터 정리해 화면을 비웁니다.
비상 수단으로 하이퍼스페이스가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화면 어딘가로 순간 이동하는데, 어디로 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운이 나쁘면 운석 한가운데로 떨어져 그대로 끝납니다. 죽을 게 확실할 때만 쓰는 마지막 도박입니다.
접시 모양 적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화면 옆에서 접시 모양의 적선이 나타나 총을 쏩니다. 큰 것은 아무 데나 쏘지만, 작은 것은 플레이어를 정확히 조준합니다. 이게 나타나면 운석보다 우선해서 처리해야 합니다.
적선은 점수를 크게 주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운석을 일부러 몇 개만 남기고 적선이 계속 나오게 유도하는 방식이 오래전부터 알려진 점수 벌이 방법이었습니다.
오락실 초창기의 유산
아스테로이드는 화면에 점을 찍는 대신 선을 직접 그리는 벡터 방식 기판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원작은 검은 배경에 새하얀 선만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화면이었습니다. 이후 나온 이식판들은 대부분 일반 화면에 맞춰 다시 그려졌습니다.
휴대용 판본은 색이 들어가고 화면이 작아진 대신, 관성 조작과 화면 순환이라는 핵심은 그대로입니다. 규칙이 이렇게 적은데도 계속 붙잡게 되는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표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