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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이 스트리트 파이터 2

스트리트 파이터 II (Street Fighter Ii Japan) · 1995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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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두 개로 여섯 개를 대신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오락실에서 해 본 사람이라면 레버 하나에 버튼 여섯 개가 박힌 조작판이 먼저 떠오를 겁니다. 약중강으로 나뉜 펀치 세 개와 킥 세 개, 그게 이 게임의 기본이었습니다. 그런데 게임보이에는 버튼이 A와 B 두 개뿐입니다.

이식판은 버튼을 누르는 길이로 강약을 구분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짧게 누르면 약공격, 길게 누르면 강공격이 나가고, 방향키 조합으로 펀치와 킥을 오갑니다. 오락실 조작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낯설지만, 여섯 버튼을 두 개로 우겨넣은 결과치고는 놀랄 만큼 쓸 만합니다. 장풍과 승룡권 같은 커맨드도 그대로 들어갑니다.

게임보이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1995)

오락실 격투 게임의 원형

게임보이 스트리트 파이터 2(Street Fighter II)는 두 캐릭터가 마주 서서 체력을 깎아 승부를 가리는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라운드제로 진행되어 두 판을 먼저 따는 쪽이 이기고, 혼자 할 때는 세계 각지의 격투가들을 차례로 꺾어 나갑니다.

원작은 1991년 오락실에 나와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를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이 게임 때문에 오락실이 다시 붐볐고, 동전을 기계 위에 줄지어 올려놓고 순서를 기다리는 문화가 이때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전 상대가 사람이라는 점, 그래서 매번 다른 판이 나온다는 점이 그전 게임들과 결정적으로 달랐습니다.

캐릭터와 필살기

류와 켄은 파동권, 승룡권, 회오리차기라는 삼종 세트를 갖춘 기본기 캐릭터입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 대부분이 이 둘로 시작해 커맨드 감각을 익힙니다. 춘리는 발이 빠르고 연타 차기가 있어 접근전에 강하고, 블랑카는 전기와 구르기로 거리를 순식간에 좁힙니다.

가일은 뒤로 모았다가 앞으로 지르는 소닉붐과 서머솔트로 버티는 방어형이고, 달심은 팔다리를 늘려 상대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습니다. 자기랑 맞는 캐릭터를 찾는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의 큰 재미였고, 국내 오락실에서는 캐릭터마다 부르는 별명이 따로 붙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기다리는 상대는 베가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컴퓨터 상대의 반응이 점점 매서워져서, 배운 기술을 다 써야 겨우 넘어갑니다.

작은 화면에서 되살아난 대전

휴대용으로 옮기면서 등장 캐릭터 수와 배경 연출은 줄었지만, 라운드가 시작되고 상대와 거리를 재는 그 긴장감은 남아 있습니다. 화면이 좁아 서로 붙어 있는 시간이 길고, 그만큼 한 대 맞았을 때 손해가 큽니다.

통신 케이블로 두 대를 연결하면 사람과 대전도 됩니다. 오락실에 가지 않고도 친구와 스트리트 파이터를 붙을 수 있다는 건 당시로서는 꽤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이 뻑뻑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커맨드가 손에 붙는 순간 그때 그 감각이 그대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