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구조대 4 (비공식판)
Chip 'n Dale Rescue Rangers 4 (Chip N Dale Rescue Rangers 4) · 1990 · Capcom (팬 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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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도 없는데 4편부터
캡콤이 정식으로 낸 패미컴 다람쥐 구조대는 1편과 2편, 두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4라는 숫자가 붙어 있습니다. 3편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지지만, 답은 간단합니다. 정식 후속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권에서는 인기 있던 패미컴 게임의 데이터를 뜯어고쳐 새 카트리지로 파는 일이 흔했습니다. 스테이지 배치를 바꾸고 그래픽을 손보고, 원작보다 큰 숫자를 제목에 붙여 새 작품처럼 내놓는 식입니다. 이 게임도 그 계보에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다람쥐 구조대 4 (비공식판)(Chip 'n Dale Rescue Rangers 4)는 캡콤의 다람쥐 구조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조판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칩과 데일을 조종해 상자를 들어 던지며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기본 규칙은 원작 그대로입니다.
달라진 것은 스테이지 구성과 배경 그래픽, 적 배치입니다. 원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조작 감각은 손에 익은 채로 처음 보는 지형을 마주하게 됩니다.
손은 익숙하고 길은 낯설다
이런 개조판을 해 보는 재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점프의 높이도, 상자를 들어 올리는 속도도, 던진 상자가 날아가는 궤적도 원작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조작을 다시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펼쳐진 지형은 처음 보는 것입니다. 원작에서 익힌 감각으로 점프했는데 발판이 없어서 떨어지고, 익숙한 위치에 있어야 할 상자가 없어서 맨손으로 적을 마주하게 됩니다. 익숙함과 낯섦이 뒤섞인 이 감각이 개조판 특유의 맛입니다.
난도의 성격
대체로 이런 개조판은 원작보다 어렵게 만들어집니다. 짧은 개발 기간에 새 재미를 넣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적을 더 촘촘히 놓고 발판 간격을 넓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행하다 보면 원작이라면 나오지 않았을 배치를 만납니다. 발판 하나에 적이 두세 마리 붙어 있거나, 던질 물건이 근처에 하나도 없는 구간이 나오는 식입니다. 이럴 때는 싸우려 하지 말고 점프로 지나가는 것이 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자를 머리에 인 상태로는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원작의 성질이 여기서 특히 유용합니다. 던질 물건이 귀한 구간에서는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방어 수단이 됩니다.
이런 게임의 자리
정식 작품이 아니니 완성도를 원작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픽이 어색하게 바뀐 부분도 있고, 전체 구성의 짜임새도 캡콤이 만든 두 작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다만 원작을 이미 여러 번 끝내 본 사람에게는 다른 종류의 흥미가 있습니다. 같은 규칙 위에 다른 지형이 얹혔을 때 게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재미이고, 당시 아시아 시장에서 패미컴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가볍게 한 번 둘러보기에 적당한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