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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구조대

다람쥐 구조대 (Chip N Dale Rescue Rangers Europe) · 1990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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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하면 서로를 집어 던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이야기는 대개 이것입니다. 2인 플레이 중에 상대 다람쥐를 상자처럼 들어 올릴 수 있고, 그대로 앞으로 던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원래 의도는 협동이었을 것입니다. 혼자서는 못 넘는 높은 곳에 상대를 던져 올려 길을 여는 용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를 낭떠러지로 던지는 장난에 훨씬 많이 쓰였습니다. 형제끼리, 친구끼리 이 게임을 하다가 싸운 기억이 있는 사람이 꽤 됩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어린 동생과 함께 붙잡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패미컴 게임으로 남았습니다.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실력 차이가 나도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람쥐 구조대 플랫폼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0)

상자를 들고 던지는 액션

다람쥐 구조대(Chip 'n Dale Rescue Rangers)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캡콤이 만든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다람쥐 칩과 데일 중 하나를 골라 스테이지를 나아가며, 납치된 동료를 구하고 흑막을 쫓습니다.

주인공은 밟기도 총도 없습니다. 대신 바닥에 놓인 나무 상자와 사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적에게 던지는 것이 유일한 공격입니다. 들고 있는 동안은 위쪽 시야가 가리고 점프가 제한되므로, 무엇을 언제 들 것인지가 곧 전략이 됩니다.

적을 피해 지나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굳이 다 잡을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에 액션이 서툰 사람도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캡콤이 디즈니 라이선스로 만든 일련의 패미컴 작품들이 공유하는 성격입니다.

다람쥐 구조대 플랫폼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0)

스테이지를 골라 가는 구성

시작하면 지도가 나오고, 갈 수 있는 스테이지 중에서 순서를 어느 정도 고를 수 있습니다. 일직선으로만 진행하는 당시 액션 게임들 사이에서 이 지도 화면은 꽤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무대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사람 눈높이가 아니라 다람쥐 눈높이라, 평범한 부엌과 정원과 공사장이 전부 거대한 미로가 됩니다. 벽에 걸린 공구, 굴러다니는 골프공, 흔들리는 전선이 전부 발판이자 위협입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보스도 원작 캐릭터들입니다. 패턴이 단순해서 몇 번 죽어 보면 대응법을 찾을 수 있고, 상자를 몇 번 맞히느냐의 문제로 정리됩니다.

도토리와 별 아이템

체력 개념은 하트로 관리합니다. 맞으면 하트가 줄고 다 떨어지면 잔기가 하나 사라집니다. 스테이지 곳곳의 상자를 부수면 하트가 나오므로, 눈에 보이는 상자는 웬만하면 던져 보는 편이 좋습니다.

도토리를 모으면 잔기가 늘어납니다. 위험한 위치에 놓인 도토리를 굳이 가지러 갈지 말지 고민하게 만드는 배치가 많은데, 이런 선택이 반복되는 것이 이 게임의 리듬입니다.

빨간 별이 든 상자를 던지면 화면 안의 적이 한 번에 정리됩니다. 몰릴 때를 위해 아껴 두었다가 쓰면 좋지만, 상자는 들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제한적이라 그때그때 판단해야 합니다.

캡콤이 만든 디즈니 게임이라는 계보

같은 시기 캡콤은 디즈니 캐릭터를 쓴 패미컴 액션을 여러 편 만들었습니다. 공통점은 원작 그림체를 도트로 옮기는 솜씨가 좋고, 조작이 부드럽고, 어린 플레이어도 진행할 수 있게 난이도를 다듬었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2인 플레이가 있다는 점 때문에 특히 오래 기억됩니다. 혼자 하는 액션 게임이 대부분이던 시절에 나란히 앉아 같은 화면을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음악도 좋습니다. 첫 스테이지 곡을 지금 들어도 곧바로 알아듣는 사람이 많을 만큼,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화면과 잘 맞아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