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파치
돈파치 (Donpachi Japan Ver 1 01 950511) · 1995 ·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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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가득 메운 탄과 콤보 카운터
돈파치를 처음 켜면 화면 아래쪽에 붙은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적을 하나 잡을 때마다 올라가고, 잠깐 손을 놓으면 순식간에 0으로 떨어지는 콤보 카운터입니다. 이 숫자를 끊기지 않게 이어 붙이는 것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덕분에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냥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다음 적이 나올 자리를 미리 재고 화면 구석의 잡졸까지 챙겨 먹으면서 숫자를 붙여 나가야 합니다. 점수판 위쪽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면, 죽지 않는 것보다 콤보를 끊지 않는 쪽에 훨씬 신경을 쓴다는 게 보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돈파치(DonPachi)는 1995년 케이브가 내놓은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화면을 전투기 한 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밀려오는 적기와 지상 포대를 부수고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잡는 구조입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8방향 레버로 기체를 움직이고 버튼 하나로 쏩니다. 다만 그 버튼을 연타하면 빠르게 갈기는 샷이 나가고, 꾹 누르고 있으면 앞으로 곧게 뻗는 레이저가 나갑니다. 레이저를 쏘는 동안에는 기체가 느려져 정밀하게 피할 수 있어서, 두 사격을 상황에 맞춰 바꿔 가며 쓰는 것이 기본기입니다. 여기에 화면 전체를 쓸어버리는 봄이 따로 있습니다.
세 대의 기체
시작할 때 기체를 고릅니다. 넓게 퍼지는 샷을 가진 기체, 앞으로 집중되는 기체, 그 중간쯤 되는 기체로 성격이 갈립니다. 퍼지는 쪽은 잡졸을 훑어 콤보를 잇기에 편하고, 집중형은 보스에게 순식간에 큰 피해를 넣습니다.
기체마다 옵션이 붙어 다니는 방식도 다릅니다. 앞으로 나란히 서기도 하고 좌우로 벌어지기도 해서, 같은 스테이지라도 어떤 기체를 골랐느냐에 따라 자리 잡는 위치가 달라집니다. 처음이라면 퍼지는 형으로 시작해 화면을 넓게 보는 감각을 익히는 편이 무난합니다.
탄막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한 자리
이 게임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이후 슈팅 게임의 흐름을 바꿔 놓았기 때문입니다. 적탄을 많이, 그러나 눈으로 좇을 수 있는 속도로 뿌려 놓고, 그 사이의 좁은 틈을 기체의 작은 판정점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설계가 여기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케이브는 이 뒤로도 같은 계보의 작품을 이어 갔고, 곧바로 나온 후속작에서 콤보와 탄막은 훨씬 더 극단으로 갑니다. 그래서 돈파치는 그 계보의 출발점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해 봐도 뒤에 나온 작품들보다 탄이 성기고 속도가 온건해서, 이 장르를 처음 잡아 보는 사람에게 오히려 권할 만합니다.
오래 버티는 요령
기체 전체가 아니라 한가운데 아주 작은 점만 맞는 판정입니다. 탄이 몰려오면 기체 그림 전체를 피하려 들지 말고 가운데 점 하나만 생각하면서 틈으로 밀고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몸으로 익히기 전까지는 이 감각이 잘 안 잡히는데, 한번 붙으면 훨씬 편해집니다.
봄은 아까워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죽으면 화력이 떨어지고 그 스테이지를 다시 넘기가 더 어려워지므로, 위험한 순간에는 바로 터뜨리는 쪽이 결과적으로 이득입니다. 보스는 대체로 체력이 줄수록 패턴이 험해지니, 레이저로 한 번에 밀어붙여 험한 구간을 건너뛰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