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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어

프로기어 (Progear 010117 USA) · 2001 ·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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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가 만든 가로 탄막

케이브의 슈팅이라고 하면 대개 세로 화면을 떠올립니다. 도돈파치나 에스프레이드처럼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탄을 피하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가로 화면입니다. 그것도 캡콤의 CPS2 기판에서 돌아갑니다. 탄막 슈팅의 대표 개발사와, 아케이드 대전 격투의 대명사 같은 기판이 만난 흔치 않은 조합입니다.

덕분에 화면 인상이 독특합니다. 케이브 특유의 촘촘한 탄 배치가 가로로 펼쳐지고, 배경은 톱니바퀴와 증기 파이프가 돌아가는 기계 문명입니다.

프로기어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1)

어떤 게임인가

프로기어(Progear)는 소형 비행정을 몰고 진행하는 가로 스크롤 탄막 슈팅입니다. 조종사와 포수가 한 조를 이루며, 플레이어는 기체를 고를 때 이 조합을 선택합니다. 기본 사격과 강력한 차지 공격, 그리고 폭탄을 씁니다.

적을 파괴하면 보석이 쏟아지고, 이 보석을 모으는 것이 점수의 핵심입니다. 그냥 줍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보석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잘하는 사람은 적을 아무렇게나 부수지 않고 순서를 지켜 가며 부숩니다.

프로기어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2001)

점수 시스템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드는 것은 점수 규칙입니다. 조준을 유지한 채 적을 처리하거나 특정 방식으로 파괴하면 나오는 보석이 커지고, 큰 보석을 연달아 모으면 배율이 유지됩니다. 반대로 흐름이 끊기면 배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살아남는 것과 점수를 올리는 것이 다른 목표가 됩니다. 안전하게 화면 구석에 붙어 있으면 죽지는 않지만 점수는 오르지 않습니다. 위험한 위치까지 파고들어 보석을 회수해야 배율이 유지되기 때문에, 스스로 위험을 만들어 가며 진행하게 됩니다. 케이브 슈팅이 오래 연구되는 이유가 대체로 이런 구조에 있습니다.

프로기어 슈팅 게임 화면 3 - 오락실 (2001)

세계관과 보스

배경은 증기 기관과 톱니바퀴가 지배하는 세계입니다. 거대한 비행 요새와 육중한 기계 병기가 보스로 나오고, 파괴될 때 부품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연출이 시원합니다. 보스는 대개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서, 부위를 부술 때마다 탄 패턴이 바뀝니다.

등장인물 설정도 꼼꼼합니다. 조종사와 포수 각각에 이름과 사연이 붙어 있고, 조합에 따라 화력 성향이 달라집니다. 전방 집중형과 넓게 퍼지는 형이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고르게 됩니다.

다시 평가받은 작품

2001년이면 오락실 슈팅의 관객이 이미 줄어들던 시기입니다. 이 게임도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탄막 슈팅을 파고드는 사람들이 늘면서 뒤늦게 이름이 알려졌고, 가로 화면 탄막 중에서는 완성도가 손꼽히는 작품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 잡으면 탄이 많아 보이지만, 피격 판정이 아주 작아서 보이는 것보다는 빠져나갈 틈이 넓습니다. 그 틈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이 계열 슈팅의 재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