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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 카타나

아카이 카타나 (Akai Katana 2010 8 13 Master Ver) · 2010 ·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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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 위협이 아니라 점수가 됩니다

탄막 슈팅에서 화면을 가득 채운 탄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그 탄이 곧 점수입니다. 특정 상태로 전환하면 날아오던 탄이 빨려 들어와 황금 덩어리로 바뀌고, 화면이 위험할수록 벌이가 커집니다. 죽을 것 같은 순간에 오히려 앞으로 나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의 화면은 겁이 납니다. 피할 자리가 없어 보이는 곳으로 일부러 들어가 탄을 몽땅 삼키고, 그 자리에서 다시 빠져나옵니다. 케이브가 만든 슈팅들이 대부분 그렇듯, 여기서도 위험과 점수는 같은 것입니다.

아카이 카타나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10)

케이브가 오랜만에 만든 가로 슈팅입니다

아카이 카타나(Akai Katana)는 2010년에 나온 가로 방향 탄막 슈팅입니다. 케이브는 세로 화면 슈팅으로 이름을 굳힌 회사인데, 이 작품에서는 화면을 가로로 놓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구성을 택했습니다. 회사가 가로 슈팅을 내놓은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습니다.

배경은 실제 역사와 다른 길을 간 근대 일본입니다. 붉은 칼에 얽힌 저주와, 그 칼을 짊어진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기체에 올라 싸운다는 설정입니다. 슈팅 게임치고는 세계관에 신경을 많이 쓴 편이라, 스테이지 사이에 인물들의 사연이 짧게 들어갑니다.

무엇을 눌러야 하는가

기본 흐름은 여느 슈팅과 같습니다. 앞으로 총을 쏘고, 날아오는 탄을 피하고, 구간 끝의 보스를 잡습니다. 여기에 이 게임만의 축이 하나 더 붙습니다. 버튼을 눌러 상태를 바꾸면 공격 방식이 달라지면서 탄을 흡수하는 성질이 생기고, 모아 둔 것을 한 번에 터뜨려 큰 공격으로 되돌려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작의 핵심은 언제 바꾸느냐입니다. 계속 한 상태로만 있으면 점수도 안 오르고 화력도 부족합니다. 적이 탄을 뿌리기 시작할 때 전환해 삼키고, 정리된 뒤에 다시 돌아와 화력을 쏟는 리듬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전환 타이밍이 이 게임의 실력 차이 대부분을 만듭니다.

세 조합의 기체

고를 수 있는 기체는 여러 종류이고, 각각 성격이 뚜렷합니다. 탄을 넓게 뿌려 화면을 정리하기 좋은 쪽, 앞으로 집중해 보스를 빨리 녹이는 쪽, 그 중간에서 균형을 잡는 쪽으로 나뉩니다.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같은 구간도 다른 게임이 됩니다.

처음이라면 탄이 넓게 퍼지는 기체를 권합니다. 자잘한 적이 계속 나오는 구간에서 실수를 덜하게 되고, 탄을 흡수하는 판정도 여유 있게 잡을 수 있습니다. 집중형 기체는 보스전은 편하지만, 옆이나 뒤에서 나오는 적을 놓치기 쉬워 화면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어디서 막히는가

첫 고비는 화면 아래위에서 동시에 적이 나오는 구간입니다. 가로 슈팅이라 위아래로 도망갈 폭이 좁고, 위쪽 적을 처리하는 사이 아래에서 올라온 탄에 맞기 쉽습니다. 여기서는 화면 가운데 높이를 유지하면서 양쪽을 번갈아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보스의 후반 패턴입니다. 체력이 줄면 탄이 두세 겹으로 겹쳐 날아오는데, 이때는 억지로 피하려 하지 말고 흡수 상태로 들어가 통째로 삼키는 쪽이 낫습니다. 이 게임은 피하기만 해서는 후반부까지 갈 수 없게 만들어져 있고, 그 점이 다른 탄막 슈팅과 뚜렷하게 다릅니다.

세 번째는 욕심입니다. 황금을 더 모으겠다고 흡수 상태를 오래 끌다 보면 화력이 부족해 적이 정리되지 않고, 그대로 밀려 버립니다. 안전하게 넘길 구간과 벌어야 할 구간을 나눠 두는 것이 오래 버티는 길입니다.

저물어 가던 시기의 슈팅

2010년은 일본에서도 오락실 슈팅 게임의 자리가 크게 줄어 있던 시기입니다. 새 기판이 나와도 놓아 줄 가게가 많지 않았고, 슈팅을 만들던 회사들도 하나둘 방향을 바꾸던 때였습니다. 케이브는 그 와중에 몇 안 되는 남은 제작사였고, 이 작품은 회사의 마지막 아케이드 세대에 속합니다.

이후 이 게임은 가정용 기기로 옮겨지면서 모드가 추가되고 서구권에도 발매되어, 오히려 오락실보다 집에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원판을 오락실에서 만난 사람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한국 오락실 기준으로 이 게임은 사실상 없던 물건에 가깝습니다. 2010년이면 국내 오락실 수가 크게 줄어든 뒤였고, 남은 곳도 대전 격투나 리듬 게임 위주로 돌아갔습니다. 탄막 슈팅 기판을 들여놓는 가게는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상이나 가정용 판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오락실에서 백 원을 넣던 기억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해진 셈인데, 그만큼 지금 브라우저에서 바로 한 판 돌려 보는 것이 이 게임과 만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