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래시 게임기어판
로드 래시 (Road Rash USA Europe) · 1994 · Electronic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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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까지 가려면 주먹부터
보통 레이싱 게임은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이깁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앞서가는 사람을 끌어내려도 됩니다. 옆에 붙어서 발로 걷어차고, 주워 든 몽둥이로 헬멧을 후려칩니다. 맞은 상대는 균형을 잃고 도로 밖으로 나뒹굽니다. 그리고 이 모든 행위가 규칙 위반이 아니라 게임의 핵심입니다.
도로에는 경쟁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반대편에서 트럭이 달려오고, 갓길에는 소와 나무가 서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는 마주 오는 차와 정면으로 만나 오토바이에서 튕겨 나갑니다. 그러면 주인공은 저 뒤에 떨어진 오토바이까지 터덜터덜 뛰어가야 합니다.
캘리포니아의 불법 도로 레이스
로드 래시(Road Rash)는 캘리포니아의 공도를 무대로 벌어지는 불법 오토바이 경주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무명의 라이더로 시작해 상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더 빠른 오토바이를 사서 상위 레벨의 레이스에 도전합니다. 경찰에게 붙잡히면 벌금을 물어야 하고, 오토바이가 부서지면 수리비가 나갑니다.
화면은 라이더 뒤를 따라가는 시점입니다. 도로는 굽이치고 오르내리며, 언덕을 넘을 때는 앞이 잠깐 보이지 않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긴장이 이 게임 특유의 재미입니다.
싸우면서 달리는 법
공격 버튼을 누르면 옆으로 주먹이나 발이 나갑니다. 상대와 나란히 붙었을 때만 닿기 때문에, 때리려면 위험한 거리까지 접근해야 합니다. 문제는 상대도 똑같이 때린다는 점입니다. 맞고 비틀거리는 사이에 다른 주자들이 줄줄이 지나갑니다.
달리는 중에 상대가 들고 있던 몽둥이를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무기를 든 쪽이 확실히 유리하니, 초반에 무기를 가진 주자를 노려 뺏어 두면 이후가 편해집니다. 다만 싸움에 정신이 팔려 앞을 못 보면 마주 오는 차에 그대로 부딪히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게임기어에서의 폭주
휴대용 기기에서 뒤따라가는 시점의 도로를 그려 내는 것은 부담이 큰 작업입니다. 게임기어판은 표현할 요소를 정리해 속도감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도로가 굽는 감각과 상대와 붙어 싸우는 감각은 남아 있습니다.
화면이 작아진 만큼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리가 짧아져서, 장애물 회피가 더 급박해집니다. 그래서 코스를 한 번 달려 본 다음에야 제대로 된 기록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번 죽으면서 길을 외우는 것이 사실상 공략입니다.
오래 살아남는 요령
첫째, 무리해서 1등을 노리지 않아도 됩니다. 상위권 안에만 들어오면 상금이 나오고, 그 돈이 쌓이면 더 좋은 오토바이를 살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 성능 차이가 실력 차이보다 크게 작용하는 구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둘째, 도로 중앙보다 한쪽 차선을 정해 두고 달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주 오는 차량은 대체로 정해진 쪽에서 나타나므로, 그 반대편을 기본 주행선으로 삼으면 사고가 크게 줄어듭니다.
셋째, 넘어졌을 때 당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토바이까지 뛰어가는 동안 순위는 떨어지지만 레이스가 끝난 건 아닙니다. 남은 구간이 길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고, 앞선 주자들도 어딘가에서 사고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