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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맨 에그제 2

록맨 에그제 2 (Mega Man Battle Network 2 Virtual Console) · 2001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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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틀을 완성한 두 번째 작품

첫 작품이 좋은 발상을 보여 줬다면, 두 번째 작품은 그 발상을 시리즈로 굳혔습니다. 격자 위를 움직이며 실시간으로 칩을 꺼내 쓰는 전투에 '스타일 체인지'가 더해지면서, 같은 게임을 하는 두 사람의 록맨이 서로 다르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불 속성 칩을 많이 쓰면 불에 맞는 형태로, 방어를 자주 쓰면 방패 쪽으로 변합니다. 플레이어가 고른 적 없는데 플레이한 방식대로 캐릭터가 달라지는 이 구조는 당시 휴대기 RPG에서 보기 드문 것이었습니다.

록맨 에그제 2 RPG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1)

어떤 게임인가

록맨 에그제 2(Mega Man Battle Network 2)는 인터넷 세계에 접속한 내비 '록맨'을 조종해 싸우는 액션 RPG입니다. 현실에서는 소년 히카리 넷토가 단말을 들고 사건에 휘말리고, 전자 세계에서는 그의 내비인 록맨이 대신 싸웁니다.

전투는 3×3 격자 위에서 벌어집니다. 록맨은 자기 진영 안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기본 공격을 쏘고, 화면 위 게이지가 차면 손패에서 칩을 골라 강한 기술을 씁니다. 어떤 칩을 뽑을 수 있는지는 미리 짜 둔 폴더에 달려 있어서, 준비와 즉흥이 반씩 섞입니다.

스타일 체인지

이 작품의 대표 요소는 스타일 체인지입니다. 전투를 치르는 방식이 쌓이면 록맨이 특정 형태로 변하고, 그 형태마다 전용 능력이 붙습니다. 화력에 치우친 형태, 방어에 강한 형태, 이동과 회피가 좋아지는 형태 등 성격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여기에 속성이 겹쳐서 조합의 폭이 넓어집니다. 같은 형태라도 어떤 속성이 붙느냐에 따라 쓸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지고, 특정 보스에게 유리한 조합이 생깁니다. 한 번 정해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를 만들려고 일부러 특정 칩만 쓰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폴더를 짜는 일

이 시리즈의 진짜 재미는 전투 전에 있습니다. 폴더에 어떤 칩을 몇 장 넣느냐가 손패의 질을 결정합니다. 같은 이름이나 같은 코드의 칩을 모아 넣으면 한 번에 여러 장을 쓸 수 있어서, 무작정 강한 칩을 모으는 것보다 코드를 맞추는 쪽이 실전에서 훨씬 강합니다.

보스전에서는 그 준비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상대의 공격 패턴에 맞춰 회피 자리를 잡고, 빈틈에 준비해 둔 조합을 쏟아붓는 흐름이 만들어지면 전투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반대로 폴더가 어수선하면 손패에 쓸 게 없어 계속 기본 공격만 하게 됩니다.

지금 해 보면

이 작품은 시리즈가 자기 문법을 확립한 지점입니다. 이후 작품들이 더 화려한 시스템을 얹었지만, 격자·칩·폴더라는 뼈대는 여기서 거의 완성됐습니다. 그래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분에게도 무리 없이 권할 수 있습니다.

전투 한 판이 짧고 이야기 진행도 촘촘해서 지루할 틈이 적습니다. 인터넷과 전자 세계를 소년 만화의 상상력으로 그려 낸 배경도 지금 보면 오히려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