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썰 웨폰 패미컴판
리썰 웨폰 (Lethal Weapon Europe) · 1993 · Ocean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영화 두 사람을 8비트에 밀어 넣기
리썰 웨폰은 총을 든 두 형사가 티격태격하는 영화였습니다. 성질 급한 젊은 쪽과 은퇴를 앞둔 신중한 쪽. 이 조합을 게임으로 옮기면 자연스럽게 캐릭터 선택 화면이 나옵니다. 패미컴판도 그렇게 시작합니다. 리그스와 머터프 중 한 명을 고르고, 로스앤젤레스의 범죄 현장으로 들어갑니다.
리썰 웨폰(Lethal Weapon)은 동명의 형사 액션 영화를 원작으로 한 패미컴용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8비트 기기의 수명이 거의 끝나 가던 90년대 초에 나온 물건이라, 같은 시기 16비트 기기의 화려한 화면과 비교되는 운명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구조는 단순한 액션입니다. 스테이지마다 목표 지점이 정해져 있고, 화면 곳곳에서 나오는 적을 상대하며 진행합니다. 공격 수단은 근접 공격과 총이고, 총알에는 한계가 있어서 아무 데나 쏘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발차기로 정리할 수 있는 적은 발로 처리하고 총은 필요한 데 아껴 쓰는 것이 기본 운영입니다.
플레이어가 고르는 두 캐릭터는 성능에 차이가 있습니다. 한쪽이 더 빠르고 다른 쪽이 더 튼튼한 식으로 갈리기 때문에, 같은 스테이지도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조작이 편한 쪽으로 한 번 끝까지 가 보고, 그다음에 다른 쪽으로 바꿔 보는 순서를 권합니다.
무대는 영화의 분위기를 따라 도시의 건물, 창고, 부두 같은 공간들입니다. 배경은 당시 패미컴 후기작답게 색을 꽤 적극적으로 쓴 편이고, 음악은 이 게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입니다.
초보자가 부딪히는 벽
이 게임이 어렵다고 이야기되는 첫 번째 이유는 판정입니다. 적과 겹쳤을 때 맞았는지 아닌지가 눈으로 본 것과 어긋나는 순간이 있어서, 확실히 안전하다고 생각한 거리에서 체력이 깎이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는 접근전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거리를 넉넉히 두는 사람이 오래 삽니다.
두 번째는 점프 구간입니다. 캐릭터의 점프가 넉넉한 편이 아니라 발판 사이를 건널 때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낙사 구간에서는 서두르지 말고 한 발판씩 착실히 건너는 것이 결국 빠릅니다.
세 번째는 자원 관리입니다. 총알과 체력 회복 아이템이 넉넉하지 않은 배치라, 초반 스테이지에서 낭비하면 후반에 갚아야 합니다. 지나쳐도 되는 적을 굳이 잡느라 총알을 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라이선스 액션 게임이라는 자리
이 게임을 만든 팀은 영국 개발사였고, 유통은 당시 영화 라이선스 게임을 대량으로 내던 회사가 맡았습니다. 이 시기 유럽 개발사들은 인기 영화 판권을 사서 여러 기종에 동시에 게임을 내놓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고, 그 결과물 중에는 잘 만든 것도 있고 급하게 나온 것도 있었습니다.
리썰 웨폰의 패미컴판은 당대 평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조작의 어색함과 판정 문제가 주로 지적됐습니다. 다만 그래픽과 음악 쪽으로는 인정을 받았고, 8비트 기기의 마지막 시기에 나온 작품답게 하드웨어를 꽤 밀어붙인 흔적이 보입니다.
같은 장르 다른 게임과 견주면
같은 시기 패미컴에는 이미 완성도 높은 액션 게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기준에 대면 이 게임은 조작감에서 밀립니다. 적을 처리하는 리듬이 시원하지 않고, 캐릭터가 화면을 장악한다는 느낌이 약합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굳이 켜 보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영화 라이선스 게임이 8비트 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보는 재미입니다. 두 주인공을 고르게 하고, 총알을 아끼게 만들고,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깔아 놓은 선택들에는 원작의 인상을 어떻게든 옮겨 보려는 의도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리썰 웨폰 영화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지만, 이 패미컴판은 정식 유통 경로로 널리 퍼지지 않았습니다. 8비트 기기가 이미 국내 시장에서도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무렵의 타이틀이라 타이밍이 좋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 진입 장벽이 없습니다. 설치도 준비도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한 번쯤 확인해 보기에는 충분합니다. 첫 스테이지의 음악만 들어 봐도 이 게임이 어디에 힘을 줬는지는 금방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