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컬 드롭 3
매지컬 드롭 3 (Magical Drop Iii) · 1997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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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쏘아 올립니다
퍼즐 게임은 대개 위에서 뭔가가 떨어집니다. 테트리스도, 뿌요뿌요도, 컬럼스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반대입니다. 화면 아래에 광대처럼 생긴 작은 캐릭터가 서 있고, 이 캐릭터가 위에 쌓인 구슬을 끌어내려 손에 들었다가 다시 쏘아 올립니다. 구슬 더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래로 내려오고, 바닥에 닿으면 집니다.
그래서 손놀림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떨어지는 조각을 기다렸다가 놓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색을 직접 뽑아 와서 원하는 자리에 꽂는 겁니다. 조작이 빠른 사람은 정말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 만큼 빠르게 구슬을 옮깁니다. 오락실에서 잘하는 사람이 이 게임 하는 걸 보면, 레버 소리만 다다다 나면서 화면이 순식간에 비어 버립니다.
무슨 게임인가
매지컬 드롭 3(Magical Drop III)는 같은 색 구슬 세 개를 세로로 맞춰 지우는 대전 퍼즐 게임입니다. 조작은 레버 좌우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버튼 하나로 위쪽 구슬을 끌어내리고, 다른 버튼으로 손에 든 구슬을 쏘아 올립니다. 같은 색을 여러 개 한꺼번에 들 수 있어서, 한 색을 잔뜩 모아 뒀다가 한 줄에 쏟아붓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세로로 세 개가 맞으면 지워지고, 지워진 자리로 옆에 있던 구슬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다시 세 개가 맞으면 연쇄가 일어납니다. 연쇄가 이어질수록 상대 쪽으로 구슬 줄이 넘어갑니다. 뿌요뿌요와 같은 구조인데, 조각을 놓는 방식이 다르니 연쇄를 만드는 감각도 전혀 다릅니다.
1인용으로 컴퓨터 상대와 붙는 모드가 있고, 옆 사람과 대전할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는 타로 카드에서 따온 인물들로 채워져 있는데, 캐릭터마다 컴퓨터가 두는 방식과 공격 성향이 달라서 어느 순서로 만나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연쇄를 만드는 요령
처음 하는 사람은 보이는 대로 세 개씩 지우게 됩니다. 그러면 화면은 잠깐 정리되지만 상대에게 넘어가는 공격이 없어서 그냥 버티기만 하다 끝납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연쇄입니다.
기본 요령은 이렇습니다. 지우기 전에 먼저 무너뜨릴 모양을 만들어 둡니다. 위쪽에 같은 색이 옆으로 나란히 걸쳐 있고 그 아래를 지우면, 위에 있던 것들이 내려앉으면서 저절로 세 개가 맞습니다. 그러니 지울 수 있는 자리를 발견해도 바로 지우지 말고, 그 위에 한 겹을 더 얹어 놓은 다음에 방아쇠를 당기는 겁니다.
또 하나는 같은 색을 몰아서 드는 것입니다. 한 줄에 같은 색이 다섯 개 연달아 있으면 한 번에 다 끌어올 수 있고, 그걸 다른 줄에 통째로 꽂으면 한 방에 큰 연쇄가 터집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시원한 순간이 이겁니다.
반대로 조심할 것은 화면이 높아졌을 때입니다. 구슬 더미가 위쪽까지 차오르면 작업할 공간이 없어져서 손이 얼어붙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 미리 높이를 낮춰 두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공격만 노리다가 자기 화면이 먼저 무너지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흔한 패배 방식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매지컬 드롭 시리즈는 여러 편이 나왔고, 이 3편이 완성형으로 꼽힙니다. 캐릭터 수가 늘었고, 혼자 즐길 수 있는 모드가 여럿 붙었으며, 조작 반응이 앞 편들보다 부드러워졌습니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어느 편을 권하겠느냐고 물으면 대체로 이 편을 꼽습니다.
이 게임은 네오지오 기판으로 나왔습니다. 네오지오는 한국 오락실에서 가장 익숙한 기판 중 하나였습니다. 롬 카트리지를 갈아 끼우는 방식이라 오락실 주인 입장에서는 새 게임을 들이기가 쉬웠고, 그래서 한 기계에서 여러 게임이 돌아가는 광경이 흔했습니다.
데이터 이스트는 원래 액션과 슈팅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인데, 1990년대 중후반에는 이런 대전 퍼즐 쪽에서도 존재감을 냈습니다. 다만 회사 사정은 이 무렵부터 기울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 시리즈는 회사의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한국 오락실에서 퍼즐 게임 자리는 오랫동안 뿌요뿌요와 퍼즐 보블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이 게임은 아는 사람만 아는 위치였지만, 한 번 붙잡은 사람은 꽤 깊이 빠졌습니다. 조작이 워낙 빨라서 잘하게 됐을 때의 손맛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대전 퍼즐 게임은 격투 게임과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옆에 사람이 앉으면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지고, 화면 양쪽에서 연쇄가 오가면 구경꾼이 붙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순간이 나오는 게임이었습니다. 손이 빠른 사람 둘이 붙으면 정말 볼만했습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켜 보면 처음엔 조작이 낯설 겁니다. 구슬을 끌어오고 쏘아 올린다는 감각 자체가 익숙한 퍼즐 게임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판만 하면 손이 먼저 익습니다. 그 순간부터가 이 게임의 진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