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멈 카니지
스파이더맨과 베놈: 맥시멈 카니지 (Spider Man Venom Maximum Carnage Europe) · 1994 · Acclaim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원수끼리 손을 잡습니다
스파이더맨과 베놈은 원래 서로를 죽이려 드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둘이 나란히 서서 같은 적을 때립니다. 이유는 하나, 카니지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베놈에게서 갈라져 나온 이 붉은 심비오트는 살육 그 자체가 목적이고, 뉴욕 전체를 광기로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같은 제목의 만화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작품이라, 원작을 읽은 사람에게는 장면마다 익숙한 대목이 나옵니다. 스테이지 사이사이에 실제 만화 컷을 그대로 가져다 붙여 이야기를 이어 가는데, 이 연출이 당시로서는 꽤 신선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맥시멈 카니지(Spider-Man and Venom: Maximum Carnage)는 옆으로 나아가며 몰려드는 적을 때려눕히는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시작할 때 스파이더맨과 베놈 중 하나를 골라 그 스테이지를 진행합니다.
두 캐릭터의 성능 차이가 뚜렷합니다. 스파이더맨은 빠르고 공중 기동이 좋으며 거미줄을 활용한 기술이 많습니다. 벽에 붙어 이동하거나 거미줄로 적을 묶어 놓을 수 있습니다. 베놈은 훨씬 느리지만 맷집과 한 방의 위력이 압도적이라, 밀집한 적들 사이로 그냥 걸어 들어가 휘둘러도 됩니다.
조작은 공격과 점프, 그리고 두 버튼 조합으로 나가는 특수 기술로 이뤄집니다. 잡기도 있어서, 적에게 붙으면 들어 올려 던지거나 벽에 내리꽂을 수 있습니다.
히어로를 불러내는 카드
이 게임의 독특한 장치는 지원 히어로입니다. 스테이지에서 특정 아이템을 모으면 다른 마블 히어로를 한 번 불러낼 수 있습니다. 클록과 대거, 파이어스타,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피스트 같은 인물들이 나와 화면의 적을 정리해 주고 사라집니다.
각 히어로마다 연출과 효과가 달라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부를지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화면 전체를 쓸어버리는 쪽도 있고, 잠시 함께 싸워 주는 쪽도 있습니다. 아이템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진짜 위험한 순간까지 아껴 두는 게 좋습니다.
뉴욕을 훑는 구성
무대는 뉴욕 곳곳입니다. 거리에서 시작해 지하철, 병원, 공사장, 놀이공원, 신문사 건물까지 옮겨 다닙니다. 배경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적의 종류와 지형 장치가 함께 바뀝니다.
스파이더맨을 고르면 거미줄로 건물 사이를 건너는 구간이 나오고, 베놈을 고르면 같은 구간을 힘으로 부수고 지나갑니다. 같은 스테이지라도 누구를 골랐느냐에 따라 통과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두 캐릭터로 각각 해 보면 인상이 꽤 다릅니다.
보스로는 카니지 본인 말고도 그가 끌어모은 심비오트 무리가 차례로 나옵니다. 슈리크, 도플갱어 같은 원작의 인물들인데, 저마다 공격 방식이 달라 대응법을 새로 익혀야 합니다.
어렵기로 소문난 이유
이 게임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적의 수와 체력입니다. 잡졸 하나를 눕히는 데 필요한 타격 수가 많은데 그런 적이 계속 밀려듭니다. 체력 회복 아이템은 드물고, 목숨을 잃으면 그 구간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처음 하시는 분이라면 베놈을 쓰시길 권합니다. 느린 대신 맞아도 잘 버티고, 한 대의 위력이 커서 정리가 빠릅니다. 스파이더맨은 조작 실력이 붙은 다음에 쓰는 편이 즐겁습니다.
적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을 피하는 게 핵심입니다. 화면 구석으로 몰리면 빠져나오기 어려우므로, 늘 도망칠 방향을 하나 열어 두고 싸워야 합니다. 점프 공격으로 적의 머리 위를 넘어가며 위치를 바꾸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만화를 게임으로 옮긴다는 것
이 시기에 만화 원작 게임은 대개 이름값에 기대 대충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 작품은 원작을 성실하게 옮긴 편입니다. 컷과 대사를 그대로 가져오고, 등장인물의 능력을 게임 안에서 각자 다르게 구현했으며, 음악도 원작의 분위기에 맞춰 무겁게 깔았습니다.
난이도 때문에 끝까지 본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던 이들에게는 오래 남은 작품입니다. 두 원수가 등을 맞대고 싸운다는 그림 하나만으로도 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