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폴리 패미컴판
모노폴리 (Monopoly USA) · 1991 · Parker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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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없이도 돌아가는 보드게임
모노폴리를 실제 보드로 해 본 사람이면 아는 고충이 있습니다. 지폐를 세고 거스름돈을 주고 임대료 표를 뒤져 금액을 확인하는 일이 계속 끼어들어서, 게임보다 계산이 더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패미컴판은 이 부분을 전부 기계에 맡깁니다. 주사위를 굴리면 말이 알아서 움직이고, 남의 땅에 내리면 임대료가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러자 남는 건 순수하게 사고 팔고 협상하는 부분뿐입니다.
모노폴리(Monopoly)는 보드를 돌며 땅을 사고, 같은 색 땅을 모두 모아 집과 호텔을 지어 그 위에 내린 상대에게 임대료를 받아내는 보드게임입니다. 결국 모든 상대를 파산시키는 쪽이 이깁니다. 패미컴판은 이 고전 보드게임을 가정용 기기로 옮긴 판본입니다.
색을 모으는 것이 전부
초보자가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눈에 보이는 대로 여기저기 땅을 사 모으는 것입니다. 모노폴리에서 임대료가 진짜로 무서워지는 건 같은 색 땅을 전부 모아 집을 지었을 때부터인데, 색이 흩어져 있으면 아무리 많이 사도 받는 돈이 푼돈입니다.
그래서 실제 전략은 특정 색깔 한두 조를 완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남이 이미 가진 땅이라도 교환으로 가져올 수 있으니, 내가 쓸모없이 들고 있는 땅을 상대의 마지막 한 칸과 바꾸는 협상이 승부를 가릅니다. 물론 상대도 같은 계산을 하고 있어서, 마지막 한 칸을 쥔 쪽이 부르는 값이 터무니없어지는 게 이 게임의 흔한 풍경입니다.
어느 칸이 잘 걸리는가
주사위 두 개를 굴리므로 나오는 눈은 7이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감옥 칸은 게임 내내 자주 들르게 되는 자리라, 감옥에서 몇 칸 앞에 있는 땅들이 통계적으로 가장 잘 밟힙니다. 값이 비싼 최고급 땅보다 중간 가격대의 이 구역들이 실제 수익이 좋은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집을 짓는 순서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호텔까지 한 번에 올리는 것보다 각 땅에 집을 세 채 정도까지 올렸을 때 투자 대비 임대료 상승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여러 땅에 골고루 세 채씩 올리는 쪽이 효율적입니다.
현금을 남겨 두는 감각
땅과 집에 돈을 전부 쏟아붓고 나면, 남의 호텔에 한 번 내려앉는 순간 곧바로 파산 위기에 몰립니다. 그때는 집을 헐값에 되팔거나 땅을 저당 잡히게 되는데, 한 번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하면 회복이 거의 안 됩니다.
그래서 모노폴리는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상대의 위험 구역이 어느 정도 완성됐는지 보고, 거기 걸렸을 때 낼 수 있는 금액을 항상 남겨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컴퓨터를 상대로 혼자 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번갈아 할 수도 있는데, 자동 계산 덕분에 진행이 빨라 실제 보드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한 판이 끝난다는 점이 이 판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