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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보드 게임 어드벤처

미녀와 야수: 보드 게임 어드벤처 (Beauty and the Beast a Board Game Adventure Europe En Fr de Es It) ·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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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영화를 게임으로 옮길 때 가장 흔한 선택은 주인공을 뛰게 만드는 것입니다. 발판을 밟고 적을 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죠. 그런데 이 작품은 그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성과 인물들을 판 위에 늘어놓고, 주사위를 굴려 칸을 옮기는 보드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무도회장과 도서관, 서쪽 탑이 말이 지나가는 칸으로 바뀌어 있는 셈입니다.

미녀와 야수: 보드 게임 어드벤처(Beauty and the Beast: A Board Game Adventure)는 제목 그대로 보드 게임입니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말을 옮기고, 도착한 칸에 적힌 일이 벌어집니다. 좋은 칸에 서면 이득을 얻고, 나쁜 칸에 서면 되돌아가거나 가진 것을 잃습니다. 목표 지점에 먼저 닿는 쪽이 이기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미녀와 야수: 보드 게임 어드벤처 보드·카드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1999)

주사위와 그 사이의 판단

보드 게임이라고 해서 전부 운에만 맡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는 대개 갈림길이 있어서, 어느 쪽으로 갈지 고르는 순간이 옵니다. 지름길처럼 보이는 길에 위험한 칸이 몰려 있고, 돌아가는 길이 안전한 식으로 짜여 있으면 그 선택이 승부를 가릅니다.

또 하나는 언제 무엇을 쓰느냐입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유리하게 쓸 수 있는 것들이 손에 들어오는데, 아까워하며 쥐고만 있으면 쓸 기회를 놓치고 끝납니다. 반대로 초반에 다 써 버리면 마지막 몇 칸을 남기고 아무 수단이 없어집니다. 그 간격을 재는 것이 이 게임에서 실력이라고 부를 만한 부분입니다.

원작을 판 위에 옮기기

이 게임의 매력은 원작의 장면들이 칸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는 데 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말이 특정 칸에 멈출 때마다 그 장면이 떠오르고, 익숙한 인물이 나타나 무언가를 하고 갑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조각조각 흩어 놓고 지나갈 때마다 하나씩 꺼내 보여 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원작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체험이 꽤 다릅니다. 모르고 하면 그저 평범한 주사위 게임이지만, 알고 하면 칸 하나하나가 반가운 인사가 됩니다. 어린 사람을 겨냥해 만든 게임이라 그 반가움이 곧 재미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혼자 할 때와 둘이 할 때

보드 게임의 성격상 여럿이 할 때 훨씬 살아납니다. 상대가 좋은 칸에 서면 아쉬워하고, 나쁜 칸에 걸리면 웃게 되는 그 주고받음이 이 장르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상대로 혼자 하면 그 반응이 없으니 다소 조용하게 흘러갑니다.

다만 혼자 할 때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한 판이 길지 않아 짧게 붙잡기 좋고, 어떤 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나면 길을 고르는 판단이 조금씩 정교해집니다. 여러 번 돌리다 보면 이 판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휴대용 기기 위의 보드 게임

게임보이 컬러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판을 화면에 옮긴 게임이 여럿 나왔습니다. 실제 보드 게임을 사면 판과 말과 카드를 펼칠 자리가 필요한데, 화면 안에서는 그것이 전부 자동으로 처리됩니다. 주사위를 굴리고 점수를 계산하는 귀찮은 일을 기계가 대신 해 주니, 아이들이 다루기에도 편했습니다.

화면이 작은 만큼 판 전체를 한눈에 보기는 어렵고, 말을 따라 화면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전체 경로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 감이 잘 안 잡힐 때가 있는데, 진행 표시를 자주 확인하면서 하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 붙잡아 본다면

국내에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휴대용 기기로 나온 만화 영화 연동 보드 게임이라는 조건상 눈에 띄기 어려웠고, 같은 시기에 훨씬 화제가 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해 본다면 큰 도전을 기대하기보다 가볍게 돌려 보는 마음이 맞습니다.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익숙한 장면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이 있고, 보드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시절 휴대용 기기가 그 장르를 어떻게 다뤘는지 볼 만한 표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