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제크덴
배틀 제크덴 (Battle Zeque Den Japan) · 1994 · Asmik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여전사 셋이 나오는 슈퍼패미컴 벨트스크롤
슈퍼패미컴에는 오락실 벨트스크롤 액션의 이식작과 오리지널 작품이 여럿 있었지만, 주인공이 전부 여성 캐릭터로만 구성된 작품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은 세 명의 여전사 중에서 하나를 골라 진행하는 구성으로, 그 점이 발매 당시부터 눈에 띄는 특징이었습니다.
일본에서만 나왔고 해외 발매가 없었던 탓에 오랫동안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슈퍼패미컴 벨트스크롤을 파고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부류의 게임이 됐습니다. 화면을 처음 보면 캐릭터 그림이 상당히 공들여 그려져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앞으로 나아가며 적을 쓸어 담는 게임
배틀 제크덴(Battle Zeque Den)은 옆으로 진행하는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이 좌우로 흐르면서 적이 몰려나오고, 그것을 다 처리해야 다음 구간으로 화면이 넘어갑니다. 위아래로도 움직일 수 있는 평면 위에서 싸우는, 오락실 벨트스크롤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조작은 공격, 점프, 그리고 둘을 조합한 기술로 구성됩니다. 평타를 여러 번 이어 치는 연속기가 있고, 점프하면서 내리치는 공격, 여러 방향의 적을 한꺼번에 밀어내는 기술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밀어내는 기술은 대개 체력을 조금 소모하는 대신 위기를 벗어나게 해 주는 역할이라 남발할 수 없습니다.
세 명 중 누구를 고르는가
시작할 때 세 명의 여전사 중 한 명을 고릅니다. 각 캐릭터는 사거리와 속도, 한 대의 위력이 다르게 잡혀 있습니다. 사거리가 긴 쪽은 적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때릴 수 있어 안전하지만 한 대의 위력이 낮아 처리 시간이 길고, 위력이 높은 쪽은 빠르게 정리되는 대신 가까이 붙어야 해서 반격을 받기 쉽습니다.
이 차이가 실제 플레이에 꽤 크게 작용합니다. 벨트스크롤 게임은 적에게 둘러싸이는 순간이 승부처인데, 사거리와 속도가 그 상황을 만들지 말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사거리가 넉넉한 캐릭터가 편하고, 게임에 익숙해진 뒤에는 화력이 높은 쪽이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벨트스크롤 액션의 기본 원칙은 이 게임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적과 같은 가로줄에 서면 맞고, 한 칸 위나 아래로 비켜서 있으면 안 맞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앞으로 걸어가는 대신, 위아래로 계속 위치를 조절하면서 한 명씩 떼어 내 때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화면 구석에 몰리는 것입니다. 좌우 끝으로 밀리면 도망갈 방향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 상태에서 여러 명에게 둘러싸이면 체력이 순식간에 빠집니다. 항상 화면 가운데 부근을 유지하면서 싸우는 습관을 들이면 생존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구간 끝의 큰 상대는 일반 적과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대는 공격을 여러 번 연달아 맞히려 하면 도중에 반격을 당하기 쉬우므로, 두세 대 때리고 곧바로 빠지는 것을 반복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상대의 공격 동작이 시작되는 순간을 기억해 두면 그 틈에 맞춰 들어갈 수 있습니다.
슈퍼패미컴 벨트스크롤 속에서의 위치
슈퍼패미컴에는 파이널 파이트 계열을 비롯해 이름 있는 벨트스크롤 작품이 여럿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오락실판의 이식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오락실 원작 없이 가정용으로 직접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오락실판을 옮긴 게임들은 동전을 넣게 만들려는 설계, 즉 갑작스러운 난이도 상승과 빡빡한 체력 배분을 그대로 물려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게임은 그런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고, 대신 캐릭터 그림과 연출에 힘을 준 인상이 강합니다. 화면의 캐릭터 크기가 넉넉하고 동작이 부드러워 보는 맛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기술의 폭이 넓지 않아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대응의 반복이 되기 쉽고, 스테이지 배경의 변화도 크지 않습니다. 벨트스크롤 장르의 최상위권과 견주면 밀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뒤늦게 알려진 게임
일본 내수로만 나온 데다 홍보도 크지 않았던 탓에 이 게임은 국내 오락실이나 문방구의 기억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접한 사람이 있다면 슈퍼패미컴 복사 카트리지를 통해서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별도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 볼 수 있습니다. 슈퍼패미컴 시절의 벨트스크롤을 좋아했다면, 이름은 몰랐지만 손에는 익은 감각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