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스터 마스터
블래스터 마스터 (Blaster Master Europe) · 1988 · Sun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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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를 쫓아 지하로
주인공 제이슨이 키우던 개구리가 방사성 상자에 닿더니 갑자기 거대해져서 땅속 구멍으로 도망칩니다. 제이슨은 개구리를 쫓아 구멍으로 뛰어들고, 거기서 소파이아 3세라는 이름의 전투 차량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지하 세계의 돌연변이 군단과 싸우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황당한 도입부지만, 이 설정이 오히려 게임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개구리 한 마리를 찾으러 갔다가 세계를 구하게 되는 흐름은 8비트 시절 특유의 태연한 과장인데, 정작 게임 자체는 대단히 진지하고 밀도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블래스터 마스터(Blaster Master)는 선소프트가 패미컴으로 낸 탐색형 액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전차에 타고 있을 때와 내렸을 때 화면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전차 소파이아를 타고 있을 때는 옆에서 보는 횡스크롤 화면으로 넓은 통로를 달립니다. 그런데 전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문을 만나면 제이슨이 내려서 걸어 들어가고, 그 순간 화면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바뀝니다. 두 가지 완전히 다른 게임이 하나의 지도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전차를 키우는 재미
소파이아는 처음에는 평범한 차량입니다. 좌우로 달리고 조금 점프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보스를 잡을 때마다 새로운 능력을 얻습니다.
하이퍼 점프를 얻으면 높은 곳까지 도약할 수 있고, 크러셔를 얻으면 특정 블록을 부수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호버를 얻으면 공중에 잠시 떠 있을 수 있고, 후반에는 벽을 타고 오르는 능력과 물속을 이동하는 능력까지 붙습니다.
중요한 건 이 능력들이 단순한 강화가 아니라 지도를 여는 열쇠라는 점입니다. 초반에 갈 수 없어서 돌아섰던 길이, 새 능력을 얻고 나면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진행하다 막히면 지금까지 지나온 곳 중에 열리지 않은 길을 떠올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도 전체를 머릿속에 그리게 만듭니다.
걸어 다닐 때의 긴장감
전차에서 내리면 제이슨은 아주 약합니다. 총 한 자루로 싸우는데, 몇 대만 맞아도 쓰러집니다. 게다가 위에서 보는 시점의 방들은 대체로 좁고 적이 사방에서 나옵니다.
총은 강화 단계가 있어서 아이템을 먹으면 위력이 올라가지만, 피격당하면 단계가 내려갑니다. 최고 단계에서 쏘는 관통탄과 초기 상태의 물총 같은 탄은 체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강화 상태를 유지하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됩니다.
각 구역의 보스는 이 시점에서 상대하게 되는데, 화면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스프라이트가 등장합니다. 8비트 게임의 보스 디자인 중에서도 인상적인 축에 듭니다.
완성도의 이유
선소프트는 이 시기에 패미컴에서 기술적으로 앞서 있던 회사였습니다. 부드러운 스크롤, 두터운 저음이 깔리는 음악, 흑백 대비가 강한 배경 연출이 모두 이 게임에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이 게임은 탐색과 액션의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세이브 기능이 없어서 한 번에 끝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그만큼 각 구역을 확실히 익히게 되고 능력을 하나씩 모아 지도를 넓혀 가는 만족감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