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열쇠 2
솔로몬의 열쇠 2 (Solomon S Key 2 Europe) · 1992 · Te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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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하나로 만드는 길
이 시리즈의 핵심 규칙은 한 문장으로 끝납니다. 눈앞의 빈 칸에 블록을 만들고, 있는 블록을 없앤다. 이 두 가지만으로 벽을 타고 올라가고, 적을 가두고, 떨어지는 것을 막고, 손이 닿지 않던 아이템까지 챙깁니다. 규칙이 단순한 만큼 어떤 상황이 나와도 답은 있는데, 그 답이 잘 안 보입니다.
한 화면짜리 방에 갇혀 열쇠와 문을 찾는 구성이라 실패하면 어디서 틀렸는지가 분명합니다. 다시 시작하고 블록 하나를 다른 자리에 놓아 보는, 그 반복이 이 게임의 리듬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솔로몬의 열쇠 2(Solomon's Key 2)는 화면 하나로 이루어진 방에서 열쇠를 얻어 문을 열고 나가는 퍼즐 액션 게임입니다. 앞선 작품의 규칙을 물려받되, 구성과 연출을 손질해 내놓은 속편입니다.
한 방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방에 들어서면 열쇠와 문의 위치, 그리고 돌아다니는 적이 보입니다. 블록을 만들어 발판을 쌓고 열쇠까지 올라간 다음, 다시 길을 내서 문으로 갑니다. 제한 시간이 있어서 마냥 고민할 수는 없고, 시간이 줄면 적이 더 사납게 나옵니다.
블록은 아무 데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의 바로 앞 칸에만 생기므로, 어디에 서서 어느 쪽을 보고 있느냐가 곧 조작의 전부가 됩니다.
머리를 쓰는 방향
이 게임에서 블록은 발판이면서 동시에 방패이고 함정입니다. 쫓아오는 적 앞에 블록을 세워 막을 수 있고, 적이 지나갈 자리에 미리 벽을 만들어 가둬 둘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잘못 만든 블록 하나 때문에 스스로 갇혀서 시간을 다 보내는 일도 흔합니다.
올라가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계단처럼 하나씩 쌓아 올라가는 게 기본이지만, 옆으로 이동하다 발밑을 부수며 내려가는 길, 블록으로 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지나가는 길도 있습니다. 방마다 준비된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이 시리즈를 오래 붙잡게 만듭니다.
숨겨진 요소도 있습니다. 특정 자리의 블록을 부수면 아이템이 나오거나 숨은 방으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급하게 문으로 달려가면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입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초반 방들은 블록 몇 개로 올라가면 끝나지만, 중반부터는 적 배치가 길을 막습니다. 발판을 만드는 동안 적이 다가오고, 피하려고 움직이면 방향이 바뀌어 원하는 자리에 블록이 안 생깁니다. 이럴 때는 먼저 적을 가두거나 유인해 놓고 작업하는 순서를 잡아야 합니다.
제한 시간도 후반으로 갈수록 빡빡해집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전체를 한 번 훑어보고 대략의 경로를 정한 뒤에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일단 움직이고 보면 대개 시간이 모자랍니다.
가장 답답한 순간은 스스로 만든 블록에 갇혔을 때입니다. 발밑 블록을 부술 수 있는지, 옆으로 나갈 틈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만으로 이런 실패가 크게 줄어듭니다.
앞 작품과의 차이
앞선 작품이 마법사가 블록을 만드는 다소 딱딱한 인상이었다면, 이쪽은 그림과 소리를 밝게 다듬고 진행 방식을 손봤습니다. 방과 방 사이의 연결이 정리되고, 화면 구성도 처음 보는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쉬워졌습니다.
다만 핵심 규칙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블록을 만들고 부순다는 한 가지 동작으로 모든 문제를 푼다는 설계는 건드리지 않았고, 그래서 앞 작품을 해 본 사람이라면 바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퍼즐의 매력
같은 시대의 퍼즐 액션 중에는 사방으로 화면이 흐르며 탐색하는 것도 많았지만, 이 시리즈는 한 화면 안에서 승부를 봅니다. 화면 밖의 정보가 없으니 실패해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짚을 수 있고, 다시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습니다.
한 방을 몇 번씩 다시 하다가 어느 순간 순서가 눈에 들어오는 경험이 이 게임의 보상입니다. 반사신경보다 판단이 앞서는 게임이라, 액션을 잘 못하는 사람도 시간을 들이면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이 계열의 큰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