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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키드 디럭스

스카이 키드 디럭스 (Sky Kid Deluxe SET 1) · 1986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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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게임인데 비행기가 뒤집힙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면 기체가 공중제비를 돌고, 그동안은 총알을 맞아도 무사합니다. 총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총알 사이를 굴러서 지나간다는 발상이, 1980년대 중반 남코 슈팅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스카이 키드 디럭스(Sky Kid Deluxe)는 남코가 1986년에 내놓은 횡스크롤 슈팅으로, 1985년작 스카이 키드의 후속작입니다. 복엽기를 몰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날아가며 지상과 공중의 적을 처리하고, 목표 지점에 폭탄을 떨어뜨린 뒤 활주로에 착륙하면 한 판이 끝납니다. 두 명이 동시에 날 수 있어서, 두 대가 나란히 공중제비를 도는 그림이 이 시리즈의 상징입니다.

스카이 키드 디럭스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6)

폭격하고 돌아오는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슈팅은 앞으로 나가서 보스를 잡으면 끝이지만, 스카이 키드 계열은 임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스테이지 도중에 폭탄을 주워 기체에 매달고, 지정된 목표물 위까지 그 폭탄을 무사히 들고 가서 떨어뜨려야 합니다. 목표를 부순 뒤에는 활주로까지 살아 돌아가 착륙해야 임무가 완결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플레이 감각이 독특합니다. 폭탄을 매단 상태에서는 기체가 굼떠지고, 폭탄을 안고 죽으면 임무 자체가 실패로 처리됩니다. 그래서 폭탄을 언제 줍고 어디서 떨어뜨릴지 계산하며 날아야 하고, 무작정 앞만 보고 쏘는 슈팅과는 리듬이 다릅니다.

착륙 역시 그냥 지나가면 되는 게 아니라, 속도와 고도를 맞춰 활주로에 얹어야 합니다. 마지막에 착륙을 망쳐서 잘해 온 판을 날리는 일이 초보 시절에 흔합니다.

스카이 키드 디럭스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6)

공중제비가 핵심입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알려 줘야 할 것이 회피용 공중제비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기체가 한 바퀴 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적탄을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총알이 몰려오는 순간 반사적으로 이 동작이 나오느냐가 실력의 전부라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중제비는 만능이 아닙니다. 도는 동안 기체의 위치가 바뀌므로, 좁은 지형이나 지상 장애물 근처에서 잘못 돌면 오히려 부딪힙니다. 또 도는 중에는 사격이 끊기기 때문에, 급한 상황에서 남발하면 앞의 적을 처리하지 못해 상황이 더 나빠집니다.

정석은 총알이 확실히 겹쳐 들어오는 순간에만 쓰고, 평소에는 위아래로 자리를 옮겨 미리 피하는 것입니다. 회피기가 있다고 해서 자리 잡기를 게을리하면 금세 밀립니다.

어디서 막히는가

초반 스테이지는 적이 드문드문 나와서 여유롭지만, 진행할수록 지상 대공포와 공중 편대가 겹쳐 나오면서 화면 아래위가 동시에 위험해집니다. 특히 폭탄을 매달고 이동하는 구간이 겹치면, 기동이 둔한 상태로 밀집된 탄을 뚫어야 해서 난이도가 확 뜁니다.

이럴 때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답입니다. 점수를 주는 지상 표적을 다 부수려 하지 말고, 폭탄을 안전하게 목표까지 옮기는 데만 집중합니다. 임무를 성공시키면 보너스가 크기 때문에, 잔챙이를 놓쳐서 잃는 점수보다 임무 성공으로 얻는 쪽이 큽니다.

두 명이 할 때는 역할을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명이 폭탄을 들고 낮게 가고, 다른 한 명이 위쪽에서 적을 걷어 주면 임무 성공률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전작과 무엇이 달라졌나

전작 스카이 키드는 남코 특유의 밝은 만화풍 슈팅으로 인기를 얻었고, 디럭스판은 그 골격을 그대로 두면서 스테이지와 연출을 손본 확장판 성격이 강합니다. 기본 조작과 공중제비, 폭격 임무라는 뼈대는 같지만 화면 구성과 적 배치가 다시 짜여 있어, 전작을 기억하는 사람이 앉아도 새로 외울 것이 생깁니다.

1986년의 남코는 이미 팩맨과 갤러가로 이름을 굳힌 뒤, 다양한 방향으로 아케이드 게임을 실험하던 시기였습니다. 스카이 키드 계열은 그중에서도 어렵고 딱딱한 슈팅이 아니라, 귀여운 그림과 명확한 임무 구조로 누구나 앉을 수 있게 만든 쪽에 가깝습니다.

오락실에서의 자리

한국에서는 스카이 키드 쪽이 더 널리 깔렸고, 디럭스판은 그보다 드물게 보였습니다. 그래도 화면만 보면 같은 계열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전작을 하던 사람이 자연스럽게 옮겨 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캐릭터가 아기자기하고 죽는 연출도 험하지 않아서, 어린 손님이 많은 문방구 앞 기계로도 무리가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총알 지옥 같은 슈팅에 질린 사람이라면, 폭탄 하나 들고 목표까지 갔다가 무사히 착륙하는 이 단순한 만족감이 꽤 오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