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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헌터

스파이 헌터 (Spy Hunter E Independent) · 2001 · Mi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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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은 치면 안 됩니다

달리는 차를 조종하는 게임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에는 다른 레이싱 게임에 없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중에 적과 민간인이 섞여 있고, 민간인 차를 들이받거나 밀어내면 벌을 받습니다. 무기는 잔뜩 달려 있는데 아무에게나 쓰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이 규칙 하나가 게임의 긴장감을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앞에 차가 보이면 일단 판단해야 합니다. 저건 나를 노리는 적인가,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차인가. 잘못 판단하면 손해고, 판단이 늦으면 뒤에서 따라붙은 적에게 밀려납니다. 운전과 사격과 식별을 동시에 하는 셈입니다.

스파이 헌터 레이싱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1)

어떤 게임인가

SPY HUNTER는 게임보이 어드밴스용 차량 액션 게임입니다. 오락실에서 시작된 오래된 시리즈를 휴대용 기기로 옮긴 계열에 속합니다. 플레이어는 각종 무기를 숨겨 둔 첩보용 차량을 몰고 도로를 달리며, 추격해 오는 적 차량을 떨쳐 내고 정해진 임무를 수행합니다.

화면은 차를 뒤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이고, 조작은 가속과 조향, 그리고 무기 발사로 이루어집니다. 순위를 다투는 레이싱이 아니라, 살아남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액션에 가깝습니다. 결승선보다는 다음 구간까지 차를 온전히 끌고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기와 도로

이 시리즈의 상징은 차에 달린 다양한 무기입니다. 앞으로 쏘는 기관총, 뒤로 뿌리는 방해 장치, 길 위에 흘려 두는 것 등 쓰임새가 서로 다릅니다. 앞에서 막는 적과 뒤에서 따라붙는 적을 같은 방법으로 상대할 수 없으니, 상황에 맞는 무기를 고르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기는 무한정 쓸 수 없습니다. 보급을 받아야 채워지므로, 아껴 둘 것과 지금 써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초반부터 마구 쏘아 버리는 것입니다. 정작 뒤에서 강한 적이 붙었을 때 쓸 것이 남아 있지 않으면, 순수하게 운전으로만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도로 자체도 적입니다. 폭이 좁아지는 구간, 곡선이 이어지는 구간, 갓길로 밀려나면 속도가 뚝 떨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적을 신경 쓰다가 도로를 놓치면 스스로 무너집니다. 실제로 어려운 구간의 상당수는 적보다 지형 때문에 막힙니다.

처음 잡았을 때 요령

가장 먼저 고칠 습관은 최고 속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것입니다. 빠를수록 반응할 시간이 짧아지고, 민간인 차와 적 차를 구분할 여유도 사라집니다. 곡선이 나오거나 차가 몰려 있는 구간에서는 과감하게 속도를 줄이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빨리 통과합니다.

차선을 하나 정해 두고 달리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도로 한쪽에 붙어 있으면 밀려났을 때 빠져나갈 공간이 없습니다. 가운데 부근을 기본 위치로 두고, 좌우 양쪽을 모두 회피 경로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뒤에서 붙은 적은 무리해서 떨어뜨리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간이 바뀌거나 지형이 좁아지면 알아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기를 아껴 두었다가 정말 위험할 때 쓰는 쪽이 낫습니다.

오락실에서 시작된 시리즈

SPY HUNTER는 1980년대 오락실에서 출발한 이름입니다. 원작은 별도의 조작 장치가 붙은 전용 기계로 운영되었고, 차량 게임에 무기와 식별이라는 요소를 섞은 구성으로 눈에 띄었습니다. 그 뒤 시간이 한참 지나 가정용과 휴대용으로 다시 만들어졌고, 이 작품도 그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휴대용으로 옮기면서 화면과 조작이 단순해진 만큼, 원작의 전용 기계에서 느끼던 감각과는 다릅니다. 그 대신 언제든 꺼내 짧게 한 구간씩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생겼습니다. 구간이 끊어져 있으니 중간에 그만두기도 부담이 없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전용 기계가 필요한 물건이라 널리 깔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름보다는, 화면을 보고 나서야 저런 게 있었구나 하게 되는 쪽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