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
심슨 가족 (The Simpsons 4 Players World SET 1) · 199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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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입에 물린 다이아몬드
보석상 앞에서 벌어진 소동 끝에 훔친 다이아몬드가 하필 아기 매기의 입으로 들어갑니다. 그것을 되찾으려던 번즈 씨의 비서가 매기를 통째로 안고 달아나고, 그때부터 심슨 가족 넷이 스프링필드 거리로 뛰쳐나갑니다. 시작 연출 몇 초 만에 상황이 정리되고 바로 주먹다짐이 시작되는 이 속도감이 이 게임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심슨(The Simpsons)은 만화영화 속 가족 네 명을 그대로 조작해 화면 오른쪽으로 밀고 나가는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여럿이 동시에 붙을 수 있고, 각자 무기가 달라서 누구를 잡느냐에 따라 싸우는 모양이 달라집니다.
네 사람의 무기
호머는 맨주먹으로 밀고 들어가고, 마지는 청소기를 휘두르며, 바트는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때립니다. 리사는 줄넘기를 채찍처럼 휘둘러 가장 긴 사거리를 갖습니다. 사거리와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줄넘기를 든 리사가 은근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적은 정장 차림의 경비원부터 곤봉을 든 무리, 볼링공을 굴리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나옵니다. 혼자 있을 때는 별것 아니지만 좌우에서 동시에 붙으면 금세 체력이 깎이므로, 한 줄에 겹쳐 세워 놓고 한 번에 쓸어 내는 위치 잡기가 중요합니다.
둘이 붙으면 나오는 기술
이 게임에서 가장 즐거운 부분은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함께 쓰는 합체 공격입니다. 호머가 바트를 잡고 팽이처럼 돌리거나,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고 밀어붙이는 식으로 조합마다 다른 장면이 나옵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번 보려고 일부러 붙어 서게 됩니다.
먹을 것을 주우면 체력이 차고, 도넛이나 음료 같은 물건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 사물을 집어 던질 수도 있어서, 화면에 보이는 것을 일단 쳐 보는 습관이 붙습니다. 벨트스크롤 액션 특유의 반복을 이런 소소한 장난으로 덜어 낸 구성입니다.
스프링필드를 가로지르는 여정
무대는 원작을 알면 반가운 장소들로 이어집니다. 번화가에서 시작해 놀이공원과 공동묘지를 지나고, 방송국 건물과 원자력 발전소 안까지 들어갑니다. 중간에는 호머가 꾸는 꿈처럼 현실이 아닌 공간도 끼어 있어 배경이 갑자기 바뀌기도 합니다.
스테이지 사이에는 짧은 보너스 게임이 들어갑니다. 버튼을 정신없이 두드려 무언가를 채우는 식인데, 여럿이 함께하면 여기서 은근히 경쟁이 붙습니다. 이런 짧은 막간이 긴 판을 지루하지 않게 끊어 줍니다.
원작을 몰라도, 알면 더
캐릭터의 목소리와 동작이 원작 분위기를 잘 옮겨 놓아서, 만화영화를 보던 사람에게는 익숙한 얼굴이 계속 나옵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노란 피부의 이상한 가족이 사방을 때려 부수는 광경 자체가 충분히 웃깁니다.
난이도는 여느 벨트스크롤 액션답게 야박한 편이라 혼자 끝까지 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네 명이 붙어 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화면이 노란 캐릭터로 꽉 차서 뭐가 뭔지 알아보기 힘든 상태로 계속 밀고 나가는, 그 소란스러움이 이 게임의 본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