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스 미션
에스에스 미션 (S S Mission) · 1992 · C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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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락실의 기판은 대부분 바다 건너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국산 기판을 만나면 화면을 켜기 전부터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 게임을 만든 코마드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에 걸쳐 아케이드 기판을 꾸준히 내놓은 국내 업체입니다. 대형 제작사의 화려한 신작과 나란히 놓이면 아무래도 소박해 보이지만, 그 시절 국내에서 게임을 만들어 팔던 사람들이 실제로 어디까지 해냈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에스에스 미션(S S Mission)은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세로 스크롤 슈팅입니다. 플레이어는 기체 하나를 몰고 배경이 계속 지나가는 화면 안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앞에서 밀려 나오는 적 편대와 지상 목표물을 쏘아 없앱니다. 화면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기 때문에 앞서 다룬 고정 화면 슈팅과 달리 늘 전진하고 있다는 감각이 있습니다.
한 판의 흐름은 정해져 있습니다. 잡졸 편대가 몇 차례 지나가고, 중간에 단단한 적이 섞여 나오고, 구간 끝에는 큰 적이 버티고 있습니다. 큰 적을 넘기면 다음 구간이 이어집니다. 기체가 적 탄이나 적 기체에 닿으면 곧바로 터지고, 잔기가 다 떨어지면 게임 오버입니다. 맞으면 한 방에 죽는다는 이 규칙이 세로 슈팅의 긴장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처음 잡았을 때 할 일
세로 슈팅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기체의 어디가 맞는 부분인지 감을 잡는 것입니다. 화면에 그려진 기체 그림 전체가 판정 범위인 경우는 드물고, 대체로 중심 부근의 작은 영역만 판정에 쓰입니다. 이걸 모르면 날개가 스칠 것 같아 크게 돌아가느라 오히려 더 위험한 자리로 들어가게 됩니다. 날개 끝은 탄을 통과시킨다고 생각하고 몸통만 챙기면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두 번째는 위치입니다. 화면 위쪽까지 밀고 올라가면 적을 빨리 잡을 수 있지만, 적이 나타나는 지점과 가까워져서 반응할 시간이 사라집니다. 초보자는 화면 아래쪽 삼분의 일 근처를 기본 자리로 삼는 편이 좋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적이 등장해 내려오는 동안 경로를 볼 시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피할 때는 크게 움직이지 말고, 탄과 탄 사이로 조금씩 비켜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무기와 파워업
이 시기 세로 슈팅의 공통된 재미 하나는 기체를 키우는 것입니다. 적을 부수면 나오는 아이템을 먹어 탄을 늘리고 넓히면서, 화면을 뒤덮는 화력으로 성장해 가는 감각이 있습니다. 반대로 한 번 죽으면 그동안 키운 것이 사라지고 처음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잘 나가다가 한 방 맞고 무너지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이 장르에서는 파워업을 잃은 직후가 가장 위험한 구간입니다. 화력이 없는 상태에서 적을 빨리 못 지우면 화면에 적이 쌓이고, 쌓인 적이 쏘는 탄이 다시 다음 죽음을 부릅니다. 이 악순환에 빠졌다고 느끼면 무리해서 점수를 내려 하지 말고, 화면 아래쪽으로 물러나 피하는 데 집중하면서 아이템 하나를 확보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코마드와 그 시절 국내 사정
1990년대 초 국내에서 아케이드 기판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발 인원도 자본도 일본 대형 제작사와 비교가 되지 않았고, 부품과 기술 자료를 구하는 것부터 일이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나온 게임은 아무래도 널리 알려진 작품들과 겨루기보다 값싸게 자리를 채우는 쪽으로 유통되곤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기판들이 남긴 자리는 분명합니다. 동네 오락실의 한 대는 언제나 최신 인기작일 수 없었고, 값이 싼 기판이 그 자리를 메웠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처음 슈팅을 배운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 다시 켜 보면 화면의 완성도보다 그 시절 국내에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있었는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같은 장르 다른 게임과 견주면
1992년은 세로 슈팅의 밀도가 급격히 올라가던 시기입니다. 화면을 채우는 탄의 양과 연출로 승부를 보는 게임들이 나오면서, 이전 세대의 담백한 구성은 상대적으로 수수해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흐름의 화려한 쪽보다는, 슈팅이라는 장르의 기본형에 가까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처음 슈팅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적습니다. 탄이 화면을 뒤덮는 후대의 게임들과 달리 한 화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눈으로 따라갈 수 있고,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가 대체로 분명합니다. 왜 죽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도전할 이유가 생긴다는 뜻이고, 그것이 이 장르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