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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히어로즈 2

월드 히어로즈 2 (World Heroes 2 Alm 006 Alh 006) · 1993 · A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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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바닥에 지뢰가 있는 격투 게임

대전 시작 전에 보통 경기와 데스매치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데스매치를 고르면 링 바닥에 지뢰가 깔리고 로프에 전기가 흐릅니다. 상대를 밀어 로프에 닿게 하면 지지직 소리와 함께 체력이 깎이고, 잘못 물러서면 자기가 밟습니다. 순수하게 기술로만 겨루는 격투 게임이 대세이던 시기에 이런 장치를 정면으로 들고나온 작품이었습니다.

월드 히어로즈 2(World Heroes 2)는 시대와 지역이 제각각인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겨루게 하는 2D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전작보다 캐릭터가 크게 늘고 조작이 다듬어져, 시리즈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월드 히어로즈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3)

역사에서 끌어온 인물들

캐릭터 명단이 이 시리즈의 정체성입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닌자 둘, 프랑스의 성녀, 러시아의 괴승, 독일의 개조 인간, 몽골의 정복자, 원시인, 그리고 홍콩 영화 배우를 본뜬 인물까지 출신이 뒤죽박죽입니다. 정통 무술가만 모아 놓은 다른 격투 게임과는 첫인상부터 다릅니다.

여기에 새 얼굴들이 더해졌습니다. 유도복을 입은 여성 선수, 미국식 미식축구 선수, 해적 선장, 도끼를 든 북방의 전사처럼 저마다 다른 판을 짜는 인물들이 들어와 선택 폭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무기와 몸집이 다르니 상성도 분명해서,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계산이 시작됩니다.

월드 히어로즈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3)

손에 붙는 조작

전작에서 다소 뻣뻣했던 조작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앞뒤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대시가 들어가 거리 조절이 자유로워졌고, 공중에서 상대를 붙잡는 던지기도 생겼습니다. 덕분에 서로 마주 보고 필살기만 던지는 싸움에서 벗어나 움직임이 훨씬 활발해졌습니다.

필살기 구성도 캐릭터마다 뚜렷합니다. 화면 끝에서 견제할 수단이 있는 인물과 붙어야만 승산이 있는 인물이 갈리고, 그 차이가 판의 흐름을 만듭니다. 조작이 복잡하지 않아 처음 잡는 사람도 금세 필살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오락실에서는 큰 장점이었습니다.

월드 히어로즈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3)

데스매치라는 장치

데스매치는 단순한 변주가 아닙니다. 링 가장자리가 위험하다는 사실 자체가 전술을 바꿔 놓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구석으로 몰면 그냥 압박하는 것 이상의 이득이 생기고, 몰린 쪽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빠져나와야 합니다.

무대에 따라 깔리는 함정도 달라서, 어느 링에서 싸우느냐에 따라 신경 쓸 것이 바뀝니다. 진지한 대전만 원하는 사람에게는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여럿이 웃으며 하기에는 이만한 장치가 없었습니다.

대전 격투가 쏟아지던 시절의 한 자리

이 게임이 나온 시기는 대전 격투가 오락실을 뒤덮던 때였습니다. 그 틈에서 이 시리즈는 정통파를 따라가기보다 캐릭터의 기묘함과 데스매치라는 장치로 자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덕분에 열성적인 사람도 생겼습니다. 유명한 격투 게임 앞에 줄이 길 때 옆자리에서 조용히 돌아가던 이 기계에 앉아 보고 그대로 정이 든 경우도 많았습니다. 시리즈는 이후 몇 편 더 이어지며 이 작품에서 세운 골격을 계속 다듬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