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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랠리

월드 랠리 (World Rally Version 1 0 Checksum 0e56) · 1993 · Gae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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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보는 랠리

1993년이면 레이싱 게임이 운전석 시점으로 넘어가던 시기인데, 이 게임은 굳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골랐습니다. 화면 전체가 코스이고, 자기 차가 그 위를 작게 달립니다. 앞이 안 보여서 답답한 대신, 다음 코너가 어디로 꺾이는지 미리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 게임은 반사신경보다 판단의 게임이 됩니다. 저 앞의 헤어핀이 보이니까 지금 브레이크를 어디서 밟을지 결정할 수 있고, 그 판단이 맞았는지가 곧바로 결과로 나옵니다.

월드 랠리 레이싱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3)

어떤 게임인가

월드 랠리(World Rally)는 스페인의 갈레코가 만든 랠리 레이싱 게임입니다. 세계 각지의 랠리 구간을 배경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다음 체크포인트에 도달해야 계속 달릴 수 있습니다.

조작은 가속, 브레이크, 그리고 좌우 조향입니다. 노면이 아스팔트, 흙길, 눈길로 바뀌면서 접지력이 달라지고, 같은 코너라도 노면에 따라 진입 속도를 바꿔야 합니다.

월드 랠리 레이싱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3)

코스와 노면

무대는 유럽 여러 나라의 랠리 구간을 옮겨 왔습니다. 산악 도로, 숲길, 눈 덮인 구간, 해안 도로가 이어지고, 각각 노면 색과 주변 배경이 확실히 다릅니다.

흙길에서는 뒤가 흘러서 코너를 미끄러지듯 돌아야 하고, 눈길에서는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아 훨씬 일찍 감속해야 합니다. 아스팔트 구간에서는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니, 여기서 시간을 벌어 두는 것이 요령입니다.

길 옆에는 나무와 바위, 관중이 있습니다. 부딪히면 속도가 확 줄고 시간이 그만큼 날아갑니다. 시간이 빠듯한 게임이라 접촉 한 번이 실패로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월드 랠리 레이싱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3)

시간 관리

체크포인트를 지날 때마다 시간이 추가됩니다. 추가되는 양이 넉넉하지 않아서, 코너를 매끄럽게 돌지 못하면 다음 구간에서 여유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한 번 크게 실수하면 그 뒤로 계속 쫓기게 됩니다. 반대로 앞 구간에서 시간을 벌어 두면, 뒤에서 한두 번 부딪혀도 회복할 여지가 생깁니다. 초반 구간에서 최대한 깔끔하게 달리는 것이 멀리 가는 방법입니다.

다른 차와 함께 달리기도 하는데, 순위 경쟁보다는 시간 싸움이 중심이라 앞차는 대체로 장애물처럼 취급됩니다.

갈레코의 게임

갈레코는 스페인 회사인데, 유럽 오락실에서 상당한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중에서도 잘 알려진 편이고, 뒤에 속편도 나왔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레이싱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지금 해 봐도 손에 맞습니다. 화면에 코스가 다 보이니 규칙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고, 몇 판만 달려도 어느 코너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 몸이 기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