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GX 목표는 듀얼킹
유희왕 듀얼몬스터즈 GX 목표는 듀얼킹 (Yu Gi Oh Duel Monsters Gx Mezase Duel King J Supplex) · 2005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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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없어도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던 시절
유희왕 카드는 한때 학교 앞 문방구의 주력 상품이었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좋은 카드는 비쌌고, 원하는 카드를 뽑으려면 팩을 몇 번이나 사야 했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게임기에서 돌아가는 유희왕 게임은 아이들에게 꽤 다른 의미였습니다. 여기서는 카드를 사지 않아도 덱을 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카드로는 감히 넣어 볼 엄두도 못 내던 조합을 여기서는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 안에서 카드를 모으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였고, 그렇게 짠 덱으로 이기는 맛은 종이 카드로 이길 때와는 또 달랐습니다.
무슨 게임인가
유희왕 GX 목표는 듀얼킹(Yu-Gi-Oh! Duel Monsters GX: Mezase Duel King)은 만화 유희왕 GX를 바탕으로 만든 카드 배틀 게임입니다. 앞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아니라 듀얼 아카데미아라는 학교를 무대로 한 새로운 이야기 쪽을 따릅니다. 플레이어는 학생이 되어 학교 안팎에서 만나는 상대와 듀얼을 거듭합니다.
한 판의 흐름은 실제 카드 게임과 같습니다. 자기 차례가 오면 덱에서 카드를 뽑고,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마법과 함정을 깔고, 상대에게 공격합니다. 상대의 생명점을 먼저 0으로 만드는 쪽이 이깁니다. 화면이 작다 보니 카드가 작게 표시되지만, 필요한 정보는 한 장씩 확대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덱을 짜는 재미
이런 게임의 진짜 시간은 듀얼 밖에서 흘러갑니다. 이긴 보상으로 카드를 얻고, 그 카드를 넣을지 말지 고민하고, 덱에서 무엇을 뺄지 정하는 과정이 전부 게임입니다. 강한 카드를 잔뜩 넣는다고 좋은 덱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이 장르의 첫 번째 관문입니다.
실패하는 덱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환에 조건이 붙은 강한 몬스터만 잔뜩 넣어 두면, 정작 손에 잡히는 건 꺼낼 수 없는 카드뿐입니다. 초반을 버텨 줄 작은 몬스터와 상대의 공격을 한 번 끊어 줄 카드를 함께 챙겨야 덱이 굴러갑니다. 이 균형 감각은 설명을 읽어서가 아니라 몇 번 지고 나서야 몸에 붙습니다.
휴대용 기기에 담긴 카드 게임
카드 게임을 작은 화면에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실제 카드 게임은 탁자 위에 놓인 모든 것을 한눈에 보면서 판단하는 놀이인데, 휴대용 기기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은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나눠 보여 줄지에 공을 많이 들였고, 익숙해지면 오히려 종이 카드보다 빠르게 판을 읽게 됩니다.
규칙 처리를 기계가 대신해 준다는 점도 큽니다. 종이로 할 때는 서로 규칙을 외우고 있어야 하고, 애매한 상황에서는 다툼이 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기계가 다 판정해 주니, 플레이어는 무엇을 낼지만 고민하면 됩니다. 규칙을 배우는 도구로 이만한 게 없었던 이유입니다.
한국에서의 유희왕
국내에서 유희왕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카드가 거의 동시에 퍼진 드문 경우였습니다. 학교마다 카드를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었고, 쉬는 시간에 책상을 붙여 듀얼을 하던 풍경이 흔했습니다. GX는 그 흐름이 한 세대 넘어간 시점의 이야기라, 앞 시리즈를 보던 아이들과 새로 들어온 아이들이 섞여 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일본어판이라 국내에서 정식으로 접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카드 이름 자체가 이미 익숙했던 아이들에게는 언어가 생각만큼 큰 벽이 아니었습니다. 그림과 숫자만 봐도 어떤 카드인지 알아보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켜 보면 화면은 소박하지만 카드 게임의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짧게 한 판, 길게는 덱을 고쳐 가며 여러 판. 그 리듬이 휴대용 기기에 잘 맞는다는 사실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