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앤드 어벤저스 슈퍼패미컴판
캡틴 아메리카 앤드 디 어벤저스 (Captain America and the Avengers Europe) · 1993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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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넷이 한 화면에서 날아다니던 시절
마블 캐릭터가 게임에 나오는 게 지금은 흔한 일이지만, 90년대 초에는 오락실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직접 조종한다는 것 자체가 사건이었습니다. 데이터 이스트가 만든 이 게임은 4인 동시 플레이 아케이드판으로 먼저 나와 인기를 끌었고, 그 열기가 가정용 이식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게임은 목소리 연출로도 기억됩니다. 적을 던질 때, 아이템을 먹을 때, 보스가 등장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영어 음성이 워낙 특이해서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회자됐습니다. 진지한 히어로물이라기보다 만화책 한 권을 그대로 넘기는 듯한 과장된 톤이 이 작품의 성격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캡틴 아메리카 앤드 어벤저스 슈퍼패미컴판(Captain America and the Avengers)은 옆으로 스크롤하는 화면에서 몰려오는 적을 때려눕히며 나아가는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비전, 호크아이 중 하나를 골라 시작합니다.
기본 조작은 공격과 점프이고, 다가온 적은 붙잡아 던질 수 있습니다. 특징은 캐릭터마다 원거리 수단이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캡틴은 방패를 던지고, 호크아이는 화살을 쏘며, 아이언맨과 비전은 공중을 날면서 빔을 씁니다. 날 수 있는 두 캐릭터는 지상 적의 공격을 아예 피해 버릴 수 있어 난이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상대하는 얼굴들
적 진영은 레드 스컬이 이끄는 조직입니다. 스테이지마다 만티스, 크로스본즈, 울트론, 위저드, 리자드 같은 마블 악당들이 중간 보스로 나오고, 마지막에는 레드 스컬과 결판을 냅니다. 원작을 몰라도 진행에는 지장이 없지만, 아는 사람이라면 등장 인물 하나하나가 반가운 구성입니다.
스테이지는 도심과 해저 기지, 설원, 우주 정거장까지 배경을 크게 바꿔 가며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옆으로 날면서 진행하는 비행 구간과 자동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구간이 섞여 있어, 계속 두들겨 패기만 하는 단조로움을 덜었습니다.
공략의 요령
이 게임에서 가장 쓸모 있는 기술은 던지기입니다. 적을 잡아 다른 적 쪽으로 던지면 둘 다 쓰러지므로, 몰려올 때는 때리기보다 붙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드럼통이나 돌 같은 물건을 주워 던지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체력 회복은 스테이지에 놓인 아이템으로만 되기 때문에, 다음 구간이 어렵다는 걸 알면 회복 아이템을 미리 먹지 않고 남겨 두는 운용이 필요합니다. 보스전에서는 무리하게 붙지 말고 원거리 공격으로 체력을 깎다가 틈이 날 때 접근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볼 때
아케이드판의 4인 플레이가 이식판에서는 줄었지만, 화면 연출과 원색이 강한 그래픽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난이도는 벨트스크롤 치고 무난한 편이라 한 판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취감을 맛보기 좋습니다.
마블 게임의 계보를 따라가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출발점으로 삼을 만한 작품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투박하지만, 히어로가 화면에서 날아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시절의 공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