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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 강강 행진곡

어그레서스 오브 다크 컴뱃 (Aggressors of Dark Kombat Tsuukai Gangan Koushinkyoku Adm 008 Adh 008) · 1994 · A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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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격투 게임인데 버튼이 약공격과 강공격이 아니라 펀치, 킥, 그리고 점프입니다. 캐릭터는 좌우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도 걸어 다니고, 바닥에 떨어진 각목과 병을 주워서 휘두를 수 있습니다.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의 몸으로 일대일 대전을 하는 셈인데, 이 어긋난 조합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습니다.

쾌걸 강강 행진곡(Aggressors of Dark Kombat)은 여덟 명의 싸움꾼이 맨몸으로 붙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배경은 화려한 무술 대회가 아니라 학교 옥상이나 뒷골목 같은 동네 싸움판이고, 기술도 필살기보다는 붙잡고 던지고 짓밟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쾌걸 강강 행진곡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잡기가 중심인 싸움

이 게임의 핵심은 잡기입니다. 상대에게 붙어서 잡으면 그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붙잡힌 쪽도 레버를 흔들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붙으면 두 사람이 레버를 미친 듯이 흔드는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 힘겨루기에서 이긴 쪽이 큰 대미지를 가져갑니다.

거리를 두고 장풍을 주고받는 여느 격투 게임과는 리듬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히려 서로 달려들어 몸을 부딪치는 쪽이 이득이라, 화면 양 끝에서 눈치를 보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8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여기에 한몫합니다. 정면 충돌을 피해 옆으로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실제로 유효합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무기를 주울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각목이나 표지판을 손에 쥐면 순간적으로 판정과 대미지가 올라가서, 무기 하나 때문에 판세가 통째로 뒤집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기가 떨어지는 위치를 선점하는 것 자체가 전략이 됩니다.

쾌걸 강강 행진곡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4)

게이지가 차면 터지는 한 방

각 캐릭터에게는 크레이지 게이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공격을 계속 넣으면 차오르고, 반대로 방어만 하고 있으면 줄어듭니다. 가드만 붙잡고 버티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게임 시스템이 대놓고 벌주는 구조입니다.

이 게이지가 가득 차면 강력한 한 방을 쓸 수 있습니다. 잡기 위주의 몸싸움 속에서 이 한 방을 언제 꺼내느냐가 승부처가 되고, 상대의 게이지 상태를 곁눈질하며 거리를 재는 긴장감이 생깁니다. 공격적으로 굴어야 보상을 받는 설계라 경기가 늘어지지 않습니다.

쾌걸 강강 행진곡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4)

개성으로 승부하는 여덟 명

기사라는 이 게임의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주인공 격인 조 쿠사나기를 짝사랑한다는 설정을 그대로 기술과 승리 대사에 녹여 냈습니다. 보비 넬슨은 브라운 불릿이라 불리는 농구 소년으로, 몸집이 가장 작고 발이 가장 빠릅니다. 키도코로 고는 간사이 최고의 싸움꾼으로 소개되는 거구입니다.

같은 회사의 다른 시리즈에서 건너온 후마 코타로도 참전합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마다 배경 설정이 촘촘하게 붙어 있고, 승리 화면과 컷신에서 그 설정이 계속 튀어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코미디 만화 같은 분위기입니다.

정통 격투 게임의 완성도를 기대하면 어긋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격투 게임에 익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붙어도 승부가 나는, 흔치 않은 게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