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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오파 98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The King of Fighters 98 the Slugfest King of Fighters 98 Dream Match Never Ends Ngm 2420) · 1998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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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판

오락실이 하나둘 사라진 뒤에도 이 게임만은 어딘가에 늘 남아 있었습니다. 새로 나온 대전 격투가 몇 번을 바뀌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다시 이 화면 앞에 앉았고, 처음 나온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캐릭터 조합과 콤보를 두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전 격투 중에 이렇게 오래 현역으로 남은 작품은 손에 꼽습니다.

킹오파 98(The King of Fighters '98)은 세 명을 한 팀으로 짜서 차례로 내보내는 팀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부제가 말해 주듯 이 작품에는 이어지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동안 시리즈에 나왔던 인물들을 스토리 사정과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아 놓은 축제판이고, 그래서 팀 구성이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킹오파 98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8)

어드밴스드와 엑스트라

캐릭터를 고르기 전에 두 가지 조작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어드밴스드는 상대를 때리고 맞으면 게이지가 차오르고, 최대 세 개까지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입니다. 앞뒤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짧은 대시와 긴급 회피가 붙어 있어 기동력이 좋습니다.

엑스트라는 버튼을 눌러 직접 기를 모으고, 체력이 얼마 남지 않으면 게이지 없이도 초필살기를 쓸 수 있습니다. 이동은 대시 대신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방식이라 감각이 전혀 다릅니다. 같은 캐릭터라도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운영이 달라져서, 이 선택 자체가 이 게임의 첫 번째 전략이 됩니다.

킹오파 98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8)

순서를 짜는 재미

세 명이 차례로 나오기 때문에 누구를 앞에 세우느냐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는 상대의 방식을 살피며 체력을 최대한 남겨야 하고, 마지막은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력이 필요합니다. 게이지는 팀 전체가 함께 쓰는 자원이라, 앞사람이 아껴 두면 뒷사람이 그만큼 강해집니다.

캐릭터 수가 워낙 많아 조합의 폭도 넓습니다. 기존 팀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 아예 마음대로 섞어 자기만의 셋을 짤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손에 붙는 세 명이 다르고, 그 조합만 봐도 상대가 어떤 식으로 싸울지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이 이 게임의 오래된 재미입니다.

킹오파 98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8)

국내에서 유난히 사랑받은 이유

한국 오락실에서 이 작품이 특별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캐릭터가 많아 자기 손에 맞는 사람을 찾기 쉬웠고, 태권도를 쓰는 인물이 팀으로 등장해 친숙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캐릭터를 잡아도 어느 정도는 싸움이 된다는 점이 컸습니다.

그래서 실력 차가 나도 판이 성립합니다. 초심자는 기본기와 필살기만으로도 붙어 볼 수 있고, 숙련자는 게이지 운용과 판정 싸움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오락실에 오래 앉아 있던 사람일수록 이 게임을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것도 파고들 여지가 그만큼 깊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기다리는 상대

혼자서 끝까지 밀고 올라가면 마지막에 검은 옷의 남자가 기다립니다. 팔을 휘두를 때마다 빛기둥이 솟고, 화면을 가로지르는 기술 한 방에 남은 체력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여러 편에 걸쳐 시리즈의 최종 보스 자리를 지킨 인물답게 압박감이 상당합니다.

혼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마지막 상대가 목표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옆자리와의 대전에 쓰였습니다. 동전을 올려 두고 기다리는 줄이 생기고, 이긴 사람이 계속 남아 다음 사람을 상대하는 방식이 이 게임 앞에서 가장 흔했던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