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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2 슈퍼패미컴판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Terminator 2 Judgment Day Europe) · 1993 · L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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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명장면을 그대로 옮긴 화면

트럭이 수로를 질주하고, 액체금속 T-1000이 형체를 바꾸며 따라붙습니다. 극장에서 본 그 장면들이 슈퍼패미컴 화면 안에 도트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영화의 상징적인 순간을 게임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 자체가 큰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게임을 켜 보면 낭만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적의 물량은 많고 체력 회복 수단은 인색해서, 첫 스테이지조차 여러 번 죽어 가며 길을 외워야 넘어갈 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 2 슈퍼패미컴판 슈팅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3)

어떤 게임인가

터미네이터 2 슈퍼패미컴판(Terminator 2: Judgment Day)은 영화를 원작으로 삼아 T-800의 시점에서 진행하는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옆에서 보는 시점으로 걸어 나가며 총을 쏘고, 중간중간 시점이 바뀌는 특수 스테이지가 끼어드는 구성입니다.

같은 제목의 게임이 여러 기종으로 나왔고 오락실판은 총을 들고 하는 건슈팅이었지만, 이 슈퍼패미컴판은 별개의 게임입니다. 패드로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진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터미네이터 2 슈퍼패미컴판 슈팅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3)

스테이지 구성

스테이지는 영화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사이버다인 사옥에 침입하고, 병원에서 사라 코너를 구출하고, 제철소에서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각 구간마다 요구하는 플레이가 달라서, 어떤 곳은 정면 돌파고 어떤 곳은 시간 제한 안에 목표물을 파괴해야 합니다.

시점이 바뀌는 스테이지들이 인상적입니다. 트럭 추격 장면에서는 화면이 뒤에서 보는 형태로 바뀌고, 헬기 구간에서는 조종간을 잡습니다. 한 게임 안에서 여러 장르를 오가는 구성은 당시 영화 원작 게임들이 즐겨 쓰던 방식이었는데,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종류가 많은 편입니다.

난이도와 공략

체력이 줄어드는 속도가 상당히 빠릅니다. T-800은 총알을 맞아도 잠시 밀릴 뿐이지만 그 피해가 누적되고, 회복 아이템은 드물게 나옵니다. 그래서 무작정 앞으로 나가는 대신 적이 나오는 위치를 외우고, 화면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총구를 향해 두는 식으로 손실을 줄여야 합니다.

시간 제한이 걸린 구간이 특히 까다롭습니다. 신중하게 가면 시간이 모자라고, 서두르면 체력이 남지 않습니다. 결국 어느 적을 무시하고 지나칠지 판단하는 게 핵심입니다. 잡을 필요가 없는 적은 뛰어넘고, 길목을 막는 적만 정확히 처리하는 판단이 붙어야 클리어가 보입니다.

무기는 진행 중에 교체할 수 있는데, 화력이 센 무기는 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보스 앞에서 아껴 두었다가 한 번에 쏟아붓는 운용이 유리합니다.

영화 원작 게임의 시대

1990년대 초중반은 흥행한 영화가 나오면 곧바로 게임으로 만들어지던 시기였습니다. 완성도는 들쭉날쭉했고, 원작의 인기에 기대어 난이도만 높여 놓은 작품도 많았습니다. 이 게임 역시 그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의 장면들을 도트로 되살린 화면과, 묵직하게 걸어가는 T-800의 움직임은 지금 봐도 분위기가 살아 있습니다. 원작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스테이지마다 어떤 장면인지 알아보는 재미가 따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