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메가드라이브)
테트리스 (Tetris Japan) · 1989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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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세상에 나오지 못한 판본
이 게임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테트리스는 소련에서 만들어졌고, 1980년대 후반 그 판권을 두고 여러 회사가 얽히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가정용 기기로 낼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다툼이 이어졌고, 그 와중에 이미 만들어져 있던 판본 몇 개가 발매 직전에 멈춰 섰습니다.
이 메가드라이브판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완성되어 있었는데 판권 문제로 정식 발매가 사실상 무산됐고, 극소수만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이야기로만 전해지던 판본이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돌려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어떤 게임인가
테트리스(Tetris)는 위에서 떨어지는 네 칸짜리 블록을 돌리고 옮겨 쌓는 퍼즐 게임입니다. 가로 한 줄이 빈틈없이 채워지면 그 줄이 사라지고 위쪽 블록이 내려앉습니다. 블록이 화면 위까지 쌓이면 끝입니다.
블록은 일곱 가지 모양입니다. 네모, 긴 막대, 그리고 다섯 가지의 꺾인 모양이 무작위로 내려옵니다. 규칙은 이게 전부이고, 설명하는 데 30초가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수십 년째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한 줄과 네 줄 사이
이 게임을 조금 해 본 사람은 곧 딜레마를 만납니다. 안전하게 한 줄씩 지울 것인가, 위험을 감수하고 네 줄을 한 번에 지울 것인가.
네 줄을 동시에 지우면 점수가 크게 붙습니다. 그러려면 한 열을 비워 둔 채 나머지를 네 층 높이로 쌓고, 긴 막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문제는 막대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안 나오는 동안 다른 블록을 쌓다 보면 높이가 위험해지고, 결국 무너집니다.
그래서 실력은 참는 힘에서 나옵니다. 얼마나 높이까지 버틸지, 언제 포기하고 한 줄씩 정리할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초보는 무조건 참다가 죽고, 숙련자는 위험선을 넘기 직전에 정확히 손을 씁니다.
구멍을 만들지 않는 습관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만 꼽자면, 블록 아래에 빈칸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한 번 구멍이 생기면 그 위를 전부 걷어 내기 전에는 그 줄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구멍 하나가 다음 구멍을 부르고, 순식간에 판이 굳습니다.
그래서 블록이 애매하게 나왔을 때 억지로 좋은 자리에 끼워 넣으려 하지 말고, 표면을 평평하게 유지하는 쪽을 택하는 게 낫습니다. 표면이 평평하면 어떤 모양이 나와도 받을 자리가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생각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그때부터는 판단이 아니라 습관이 손을 움직이므로, 평소에 좋은 자리에 놓는 버릇을 들여 두는 것이 결국 고득점의 지름길입니다.
왜 아직도 하고 있을까
테트리스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끝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클리어 화면이 없고, 언젠가는 반드시 집니다. 목표는 이기는 게 아니라 지난번보다 오래 버티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깐 하고 끄려던 사람이 한 판만 더를 반복하게 됩니다. 방금 실수한 자리가 눈에 선하고, 그것만 고치면 더 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판본은 그 오래된 게임을 당시 기기의 화면과 소리로 만나 볼 수 있게 해 주는 흔치 않은 기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