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가이
텐가이 (Tengai World) · 1996 · Psikyo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총알 사이를 헤집는 사무라이
종스크롤 슈팅이라면 대개 전투기를 떠올리는데, 이 게임은 사무라이와 닌자, 요괴가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화면 배경은 에도 시대의 마을과 성곽이고, 보스로는 거대한 요괴가 튀어나옵니다. 익숙한 슈팅 문법에 완전히 낯선 옷을 입혀 놓아서, 처음 보는 순간 이게 무슨 게임인가 싶어 동전을 넣게 됩니다.
천외마경(Tengai)은 사이쿄가 만든 종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여러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위로 스크롤되는 화면에서 적을 격추하고, 스테이지 끝에서 거대한 보스와 맞붙는 구조입니다. 사이쿄 특유의 빠른 총알과 촘촘한 탄막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캐릭터 고르는 맛
캐릭터마다 기본 샷의 폭과 위력, 그리고 봄의 성격이 다릅니다. 넓게 퍼지는 샷을 가진 캐릭터는 잡졸 정리가 편한 대신 보스를 깎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집중형 샷은 보스전이 시원하지만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동 속도 차이도 커서, 탄막을 피해 다니는 감각이 캐릭터마다 완전히 달라집니다.
샷 버튼을 짧게 누르면 연사, 길게 누르면 위력이 모이는 식의 운용이 들어 있어 그냥 버튼을 연타하는 것만으로는 화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언제 모으고 언제 흩뿌릴지를 판단하는 것이 이 게임의 실력입니다.
사이쿄식 탄막 읽기
사이쿄 슈팅의 총알은 빠르고 곧게 날아옵니다. 화면을 뒤덮는 느린 탄막이 아니라, 조준해서 쏘는 총알이 순식간에 도착하는 방식이라 반사신경보다 위치 선정이 중요합니다. 적이 총을 쏘기 직전에 자리를 조금 옮겨 놓으면 총알은 이미 빗나가 있고, 그 원리를 이해하면 갑자기 생존율이 올라갑니다.
보스전은 패턴이 뚜렷합니다. 처음엔 무작정 피하기 바쁘지만 몇 번 죽고 나면 어느 타이밍에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안전한지 몸이 기억합니다. 봄을 언제 쓸지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죽고 나서 잃는 것보다 위험할 때 미리 쓰는 편이 낫습니다.
그 시절 사이쿄를 좋아했다면
사이쿄는 스트라이커즈 1945를 비롯해 국내 오락실에서 익숙한 슈팅을 여럿 냈습니다. 천외마경은 그 계보 안에 있으면서도 일본풍 세계관과 캐릭터 선택이라는 다른 얼굴을 내밀어, 같은 회사 게임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게 특히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한 판이 짧지 않고 난이도도 만만치 않지만, 스테이지마다 배경과 보스가 확 달라져서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클리어를 목표로 잡기보다 한 스테이지씩 더 나아가 보는 재미로 붙잡기 좋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