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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랩 R

파이널 랩 R (Final Lap R REV B) · 1994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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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이트에서 폴리곤으로

파이널 랩 시리즈는 1987년 1편부터 오락실 기계를 케이블로 이어 붙여 여러 명이 같은 트랙을 달리는 대전을 밀어붙여 온 남코의 간판 F1 레이싱입니다. 이 작품은 그 계보가 도트에서 3D 폴리곤 세대로 넘어가는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도로와 차체가 다각형으로 그려지면서, 앞차가 코너에서 기울어지는 모습이나 시야가 열리고 닫히는 감각이 그전까지의 스프라이트 방식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화려함보다는 실제 트랙에 가까운 인상을 노린 쪽입니다.

파이널 랩 R 레이싱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어떤 게임인가

파이널 랩 R(Final Lap R)은 F1 머신을 몰고 코스를 돌아 순위와 시간을 겨루는 레이싱 게임입니다. 체크포인트를 통과할 때마다 남은 시간이 연장되고, 시간이 끊기면 종료되는 시리즈 공통 규칙을 그대로 씁니다.

조작은 핸들과 액셀·브레이크, 변속으로 단출합니다. 대신 코너 진입 속도와 라인이 랩 타임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손이 빠른 것보다 코스를 얼마나 이해했는지가 성적을 가릅니다.

파이널 랩 R 레이싱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4)

주행 감각

차는 미끄러뜨려 도는 종류가 아니라 그립으로 버티는 쪽입니다. 코너 앞에서 확실히 감속하고 안쪽을 짧게 물었다가 탈출에서 액셀을 여는, 정공법이 통합니다. 반대로 속도를 안고 들어가면 밖으로 크게 밀려 다음 직선을 통째로 손해 봅니다.

폴리곤으로 넘어오면서 코스의 높낮이 표현이 살아난 것도 체감이 큽니다. 오르막 정상에서 시야가 잠깐 비는 구간이나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덜 먹는 느낌이 생겨, 같은 코너라도 어느 방향에서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뤄야 합니다.

파이널 랩 R 레이싱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4)

공략의 요령

처음 잡을 때는 기록을 욕심내지 말고 완주를 목표로 삼는 편이 좋습니다. 체크포인트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코스 이탈 한두 번이면 곧바로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코스 전체를 한 바퀴 외운 다음 감속 지점을 하나씩 늦추는 순서가 가장 빠른 길입니다.

다른 차와의 접촉은 거의 항상 손해입니다. 추월은 직선에서 각을 미리 만들어 두고 지나가는 쪽이 안전하고, 코너에서 억지로 안쪽을 파고들면 둘 다 라인이 무너집니다.

시리즈의 끝자락에서

국내 오락실에서 이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레이싱 코너는 이미 다른 3D 레이싱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이 시리즈 특유의 진지한 성격은 대중적인 인기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시리즈를 따라온 사람에게는 마무리로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연출 없이 라인과 브레이크만으로 승부하는 감각은 1편부터 이어져 온 것이고, 지금 다시 잡아도 그 부분은 여전히 정직하게 작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