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파이팅 포스

파이팅 포스 (Fighting Force) · 1997 · Eidos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3D로 옮겨 온 벨트스크롤

오락실에서 벨트스크롤 액션을 실컷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겁니다. 이걸 입체로 만들면 어떨까. 좌우로만 밀고 나가던 화면이 앞뒤로도 열리고, 적을 피해 옆으로 돌아 들어가고, 길에 놓인 물건을 진짜 집어 던지면 어떨까. 파이팅 포스는 바로 그 상상을 그대로 만들어 본 게임입니다.

개발사는 원래 다른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기획했다가 방향을 틀어 독자적인 작품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게임 곳곳에 "오락실 명작들의 문법을 3D에서 다시 해 보자"는 의도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부수는 맛과 물건을 던지는 맛을 특히 신경 써서 만들었습니다.

파이팅 포스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어떤 게임인가

파이팅 포스(Fighting Force)는 네 명의 주인공 중 하나를 골라 거리로 나가 몰려드는 적들을 맨손과 무기로 쓸어 나가는 3D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한 스테이지는 정해진 길을 따라 전진하며 적 무리를 처리하고, 마지막에 보스를 잡으면 끝나는 구성입니다.

조작은 간결합니다. 이동, 펀치, 킥, 점프가 기본이고 여기에 물건을 집는 버튼이 붙습니다. 펀치를 연속으로 넣으면 콤보가 이어지고, 방향을 바꾸며 넣으면 다른 마무리 기술이 나갑니다. 적을 붙잡아 던지는 잡기 공격도 있어서, 여러 명에게 둘러싸였을 때 한 명을 잡아 다른 적들 쪽으로 던져 한꺼번에 넘어뜨리는 식으로 씁니다.

무기는 길에 널려 있습니다. 각목, 쇠파이프, 칼 같은 것들이고 총도 나옵니다. 무기마다 사거리와 휘두르는 속도가 달라서, 상황에 맞게 주웠다 버렸다 합니다. 무기는 내구도가 있어 몇 번 쓰면 부서집니다.

네 명의 주인공

캐릭터는 힘, 속도, 기술의 균형이 다르게 짜여 있습니다. 덩치가 큰 쪽은 한 대의 위력이 세고 잡기 기술이 강력한 대신 움직임이 굼떠 다수에게 둘러싸이면 얻어맞기 쉽습니다. 반대로 날렵한 쪽은 한 대가 가벼워 적 하나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치고 빠지기가 되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훨씬 쉽습니다. 중간 성능의 캐릭터가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무난합니다.

2인 동시 플레이가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혼자 할 때는 적에게 포위당하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인데, 둘이 하면 서로 등을 맡기고 앞뒤를 나눠 맡을 수 있습니다. 한 명이 적을 붙잡아 놓고 다른 한 명이 때리는 협공도 되기 때문에, 같은 스테이지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지점

3D가 되면서 새로 생긴 문제가 있습니다. 거리 감각입니다. 2D 벨트스크롤에서는 적과 같은 선에 서 있는지가 눈으로 바로 보이는데, 여기서는 살짝 앞뒤로 어긋난 상태로 헛손질을 하기 쉽습니다. 공격이 안 맞는다고 느껴지면 대개 이 문제입니다. 적과 정면으로 마주 서는 위치를 먼저 잡고 때리는 습관을 들이면 확연히 나아집니다.

둘째로 벽을 등지지 않는 것입니다. 좁은 골목이나 방 안에서 벽에 몰리면 도망칠 방향이 사라지고, 여러 명에게 붙잡혀 계속 얻어맞는 상황이 나옵니다. 항상 열린 공간 쪽으로 몸을 빼면서 싸워야 합니다.

셋째로 물건을 아끼는 것입니다. 스테이지 안의 상자나 통은 부수면 회복 아이템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는 대로 다 부수기보다, 체력이 줄었을 때 근처에 남겨 둔 것을 부수는 편이 낫습니다.

그 시절의 자리

이 게임이 나온 시기는 콘솔이 2D에서 3D로 넘어가던 한복판이었습니다. 오락실에서 익힌 장르들이 하나씩 입체로 옮겨지던 때고, 그 과정에서 잘된 것도 있고 어색해진 것도 있었습니다. 파이팅 포스는 그 시도 중 하나로, 부수고 던지는 손맛은 잘 살렸지만 판정과 카메라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국내에서는 대여점에서 빌려 친구와 둘이 붙잡고 하던 게임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혼자 하면 평범한데 둘이 하면 훨씬 재미있어지는 종류라, 지금 다시 해 볼 때도 옆에 한 명 앉히고 시작하는 쪽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