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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 게임기어판

페이퍼보이 (Paperboy USA Europe) · 1992 · Te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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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달이 이렇게 위험한 일이었나

아침 여섯 시, 자전거에 신문을 가득 싣고 골목으로 나섭니다. 그런데 이 동네는 어딘가 이상합니다. 잔디밭에서는 잔디깎이가 저 혼자 돌진해 오고, 개는 다리를 물려고 달려들고, 어디선가 굴러 나온 타이어가 인도를 가로지릅니다. 심지어 회오리바람과 죽음의 사자까지 등장합니다. 신문 한 부 던지는 일이 목숨을 건 곡예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 황당한 설정이 바로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평범한 아르바이트를 소재로 삼아 놓고, 그 위에 온갖 방해물을 얹어 반사신경 게임으로 만들어 버린 발상이 지금 봐도 신선합니다.

페이퍼보이 게임기어판 레이싱 게임 화면 1 - 게임기어 (1992)

구독자 집에만 던져야 합니다

페이퍼보이(Paperboy)는 자전거를 몰면서 지정된 집에 신문을 정확히 던져 넣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은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펼쳐지고, 자전거는 위에서 아래로 자동으로 흘러가듯 나아갑니다.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좌우로 피하면서 적당한 순간에 신문을 날리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아무 집에나 던지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거리에는 구독자의 집과 비구독자의 집이 섞여 있는데, 구독하는 집만 색이 다르게 표시됩니다. 구독자 집 현관 앞이나 우편함에 정확히 넣으면 점수를 얻고, 비구독자 집 유리창을 깨뜨리면 오히려 재미 삼아 점수를 줍니다. 다만 구독자 집 창문을 깨면 그 집은 구독을 끊어 버립니다.

페이퍼보이 게임기어판 레이싱 게임 화면 2 - 게임기어 (1992)

일주일을 버티는 구조

한 판이 하루입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레를 돌면 한 주가 끝나고, 난이도가 올라간 새 주가 시작됩니다. 매일 배달이 끝나면 화면 위쪽에 남은 구독자 수가 표시되는데, 이 숫자가 0이 되면 그대로 게임이 끝납니다. 목숨이 아니라 고객이 곧 생명인 셈입니다.

하루 배달을 마치면 장애물 코스가 기다립니다. 램프를 넘고 표적을 맞히면서 달리는 보너스 구간으로, 여기서 점수를 쓸어 담을 수 있습니다. 배달 중에 남겨 둔 신문을 얼마나 아꼈느냐가 여기서 갈립니다.

게임기어로 옮기면서 달라진 것

작은 화면에 이 게임을 욱여넣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원작 오락실판은 세로로 긴 시야를 확보해 두고 앞쪽 상황을 미리 보여 주었는데, 휴대용 기기에서는 그 여유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튀어나오는 장애물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코앞인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외워서 하는 게임에 가까워집니다.

대신 짧게 끊어 하기에는 오히려 잘 맞습니다. 하루치 배달이 몇 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잠깐 켜서 한 주만 돌아 보기 좋습니다. 조작도 방향키와 던지기 버튼이 전부라 처음 잡아도 5초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손끝에 남는 리듬

이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우선 속도를 무작정 올리지 않는 것입니다. 빠르게 달리면 점수 배율이 좋지만 피할 시간이 사라집니다. 위험 구간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뻥 뚫린 인도에서만 가속하는 식으로 완급을 조절해야 오래 살아남습니다.

신문을 던지는 타이밍도 관건입니다. 집 앞에 딱 도착해서 던지면 늦습니다. 자전거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목표보다 반 박자 먼저 손을 놓아야 우편함에 들어갑니다. 이 반 박자를 몸에 익히는 순간부터 점수가 자릿수를 바꿉니다. 신문 보충 지점을 기억해 두었다가 탄약이 떨어지기 전에 들르는 것도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