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얀
푸얀 (Pooyan) · 1982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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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타고 내려오는 늑대들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뒤집어 놓은 게임입니다. 여기서 쫓기는 쪽은 돼지가 아니라 늑대입니다. 엄마 돼지가 나무에 매달린 리프트를 타고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풍선에 매달려 스르르 내려오는 늑대들에게 활을 쏩니다. 화살이 풍선을 터뜨리면 늑대는 비명을 지르며 떨어집니다. 그 소리와 표정이 어찌나 뻔뻔한지, 잡을 때마다 묘하게 통쾌합니다.
푸얀(Pooyan)은 화면 한쪽 끝에 붙어 위아래로만 움직이며 싸우는 게임입니다. 조작은 리프트를 올리고 내리는 것과 활을 쏘는 것뿐이고, 규칙도 늑대를 바닥에 닿기 전에 떨어뜨린다는 한 줄로 끝납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규칙 안에서 손이 쉴 틈이 없습니다.
위아래로만 움직이는 싸움
늑대는 한 마리씩 오지 않습니다. 위쪽에서 두어 마리가 동시에 풍선을 잡고 내려오고, 그 아래쪽에서 또 다른 무리가 시차를 두고 따라옵니다. 화살은 쏘는 순간 그 높이로 곧게 날아가기 때문에, 늑대가 있는 줄에 정확히 리프트를 세워야 맞습니다.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렸다 하는 동안 놓치는 늑대가 생기고, 그 늑대가 바닥에 닿으면 한 명이 사라집니다.
늑대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내려오면서 무언가를 던져 올려 반격하기 때문에, 쏘는 데만 집중하다가는 맞고 끝납니다. 쏠 자리와 피할 자리를 같은 축 위에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화면에 고기 조각이 나타났을 때 놓치지 않고 떨어뜨리면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수 있어서, 몰릴수록 오히려 이 한 방을 아껴 두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판은 방향이 바뀝니다
다음 판으로 넘어가면 구도가 뒤집힙니다. 이번에는 늑대들이 아래에서 풍선을 타고 위로 올라옵니다. 위쪽에는 커다란 바위가 놓여 있고, 늑대들이 그것을 밀어 떨어뜨리려 하기 때문에 올라오는 것을 전부 막아야 합니다. 내려오는 것을 맞히는 것과 올라오는 것을 맞히는 것은 감각이 꽤 달라서, 첫 판에 익숙해진 손이 여기서 한 번 꼬입니다.
판이 거듭될수록 늑대는 빨라지고 수도 늘어납니다. 나중에는 화면 전체가 풍선으로 채워져서, 어디를 먼저 쏠지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손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위쪽 줄부터 정리할지 가장 가까운 줄부터 정리할지 정해 두고 움직이는 사람이 오래 버팁니다.
짧고 단단한 규칙
이 게임에는 파워업도, 갈라지는 코스도 없습니다. 리프트와 화살, 그리고 가끔 나오는 고기가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몇 판만 지나면 화면을 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늑대 하나하나를 쫓는 것이 아니라, 어느 줄에 몇 마리가 걸려 있는지를 한눈에 읽고 리프트를 미리 그 자리에 세워 두게 됩니다.
오래된 게임인데도 몇 판만 해 보면 왜 이 구조가 그대로 굳어졌는지 알게 됩니다. 규칙이 짧아서 설명이 필요 없고, 대신 반응 속도와 순서 판단이 곧바로 점수로 드러납니다. 지금 해 봐도 십 분은 훌쩍 지나가는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