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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키 메가드라이브판

플리키 (Flicky USA Europe) · 1991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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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줄을 끌고 다니는 새

파란 새 한 마리가 건물 안을 뛰어다니면, 그 뒤로 노란 병아리들이 줄줄이 따라붙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다섯 마리. 뒤에 달린 줄이 길어질수록 조심스러워지고, 고양이가 나타나면 그 줄이 순식간에 흩어집니다. 플리키의 모든 재미가 이 한 장면에 들어 있습니다.

1984년에 나온 게임인데, 지금 봐도 규칙이 한눈에 이해됩니다. 설명서를 읽을 필요가 없고, 한 판만 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좋은 아케이드 게임이 갖춰야 할 조건을 정확히 지킨 작품입니다.

플리키 메가드라이브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1)

어떤 게임인가

플리키(Flicky)는 화면 안에 흩어진 병아리를 모아 출구까지 데려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플리키라는 이름의 파란 새이고, 좌우로 달리고 위로 뛰어오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병아리에게 닿으면 그 병아리가 뒤를 따라오기 시작하고, 뒤에 병아리를 달고 문에 들어가면 그만큼 점수를 받습니다.

화면 안의 병아리를 전부 데려다 놓으면 그 판이 끝납니다. 방해가 되는 것은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도마뱀입니다. 플리키가 이들에게 닿으면 목숨을 잃고, 뒤따르던 병아리들은 다시 흩어집니다.

플리키 메가드라이브판 플랫폼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1)

한 번에 몇 마리를 데려갈 것인가

이 게임의 전략은 딱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됩니다. 안전하게 한 마리씩 나를 것인가,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데려갈 것인가.

점수는 한 번에 데려간 병아리 수에 따라 크게 뛰어오릅니다. 한 마리씩 여덟 번 나르는 것보다 여덟 마리를 한 번에 데려가는 쪽이 훨씬 높은 점수를 줍니다. 그런데 줄이 길어지면 고양이 한 마리에게 스치기만 해도 전부 잃습니다. 이 긴장이 매 판마다 반복되고, 욕심을 어디까지 부릴지가 실력을 가릅니다.

또 하나 알아 둘 것은 뒤따르는 병아리들이 플리키가 지나간 길을 그대로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방향을 꺾으면 뒤쪽 병아리가 아직 반대편에 있는 상황이 생기고, 거기서 고양이와 만납니다. 줄 전체를 하나의 긴 몸으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무기가 되는 물건들

화면에는 화분이나 전화기 같은 물건이 놓여 있고, 플리키가 이것을 집어 던질 수 있습니다. 던진 물건에 맞은 고양이는 잠시 뻗습니다. 위험한 구역을 지나야 할 때 먼저 던져서 길을 여는 식으로 쓰면 좋습니다.

다만 물건을 집으려면 병아리 줄을 끌고 그 자리까지 가야 하니, 이것도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기를 챙기러 돌아가다가 오히려 고양이와 마주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난이도가 오르는 방식

초반 판은 층이 몇 개 없고 고양이도 한두 마리라 여유가 있습니다. 진행할수록 층이 늘어나고, 고양이 수가 많아지며, 움직임도 빨라집니다. 후반에는 위아래로 계속 오르내리며 좁은 틈을 통과해야 해서 실수할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중간중간 보너스 판이 끼어 있습니다. 떨어지는 병아리를 받아 내는 짧은 놀이인데, 여기서 목숨이 줄지 않으니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세가의 초창기 간판

플리키는 세가가 오락실에 내놓은 초창기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인 파란 새는 이후 세가의 다른 게임에도 손님으로 여러 번 등장했고, 특히 소닉 시리즈에서 스테이지를 끝낼 때 튀어나오는 작은 동물들이 이 새의 후손입니다. 이름 자체가 그 동물들의 통칭이 되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판은 원래 오락실판의 구조를 그대로 옮기면서 판 수와 화면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림이 단순하고 소리도 단출하지만, 규칙이 완결되어 있어서 낡았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한 판이 짧아서 잠깐 시간이 날 때 하기 좋고, 점수를 조금씩 올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화면 구성이 단순한 만큼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명확히 보여서,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체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