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 파트 2
F-1 그랑프리 파트 2 (F 1 Grand Prix Part Ii) · 1992 · Video System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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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에서 포뮬러 원이 가장 뜨겁던 시절
1990년대 초는 포뮬러 원의 인기가 대단하던 때입니다. 일본에서 특히 그랬습니다. 자국 팀과 자국 엔진이 최상위권에서 경쟁했고, 텔레비전 중계가 심야에 편성되어도 사람들이 챙겨 봤습니다. 그 열기는 그대로 오락실로 옮겨 왔습니다. 여러 회사가 포뮬러 원을 소재로 한 레이싱 게임을 내놓았고, 실제 팀과 서킷의 이름을 내건 기계들이 줄지어 놓였습니다.
1992년에 나온 이 게임도 그 흐름 한가운데 있습니다. 제목에 파트 2가 붙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같은 회사가 앞서 내놓은 작품의 후속입니다. 인기 있는 소재였기 때문에 속편을 만들 이유가 충분했던 시기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F-1 그랑프리 파트 2(F-1 Grand Prix Part II)는 포뮬러 원 경주차를 몰고 서킷을 도는 레이싱 게임입니다. 화면은 코스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구성됩니다. 운전석에서 앞을 보는 방식이 아니라 코스 전체의 모양이 눈에 들어오는 방식이라, 다음 코너가 어느 쪽으로 꺾이는지 미리 알 수 있습니다.
한 판의 흐름은 실제 경주를 압축한 형태입니다. 여러 대의 차와 함께 출발해 정해진 바퀴 수를 돌고, 순위를 다툽니다. 조작은 가속과 감속, 그리고 좌우 조향이 기본이고 기어 조작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간이나 순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게임이 끝납니다.
코너를 도는 법
레이싱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은 대체로 브레이크를 쓰지 않습니다. 가속 버튼만 계속 누르고 있다가 코너에서 벽에 부딪히는 것을 반복합니다. 이 장르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코너 앞에서 미리 속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코너에 들어가면서 줄이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기 전에 줄여 두고, 코너 안에서는 오히려 가속을 시작하는 것이 기본형입니다.
두 번째는 주행 선입니다. 코너를 돌 때는 바깥쪽에서 진입해 안쪽을 스치고 다시 바깥쪽으로 나가는 선이 가장 빠릅니다. 코스 폭을 최대한 넓게 쓰면 차가 꺾어야 하는 각도가 완만해지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게임은 이 선이 눈에 잘 보이는 편이라 연습하기에 좋습니다.
세 번째는 다른 차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오락실 레이싱에서 앞차와 부딪히면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그 손실을 만회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추월은 직선 구간에서, 그리고 상대와 충분히 간격을 벌린 상태에서 시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코너에서 무리하게 안쪽을 파고들다가 둘 다 느려지는 것이 초보가 가장 자주 겪는 손해입니다.
시점이 만드는 차이
같은 시기 오락실에는 운전석 시점의 레이싱 게임이 이미 많았습니다. 큰 화면과 진짜 핸들을 갖춘 체감형 기계들이 오락실 입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은 기술적으로 덜 부담스러우면서도 다른 재미를 줍니다. 속도감은 덜하지만 코스 전체가 보이기 때문에 순위 싸움과 주행 선의 계산이 훨씬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런 시점의 레이싱 게임은 자리도 적게 차지하고 기계 값도 쌌습니다. 대형 체감 기계 하나를 놓을 자리에 이런 기계를 여러 대 놓을 수 있었으니, 오락실 주인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선택지였습니다. 화려한 대형 기계 옆에서 이런 게임들이 꾸준히 동전을 벌어들이는 구조였습니다.
비디오 시스템이라는 회사
비디오 시스템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활동한 일본의 아케이드 제작사입니다. 규모가 아주 큰 회사는 아니었지만 슈팅과 스포츠, 레이싱을 두루 만들며 꾸준히 기판을 내놓았습니다. 이 시기 일본에는 이런 중견 제작사가 여럿 있었고, 대형 회사가 채우지 못하는 틈을 메우며 오락실의 다양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또렷이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레이싱 게임의 자리는 대체로 대형 체감 기계와 몇몇 유명작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포뮬러 원이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던 시절에 오락실이 그 열기를 어떻게 받아 냈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으로서 해 볼 만합니다. 코너 하나를 깔끔하게 돌아 나올 때의 만족감은 지금 해도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