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라이더
GP 라이더 (Gp Rider World fd1094 317 0163) · 1990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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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한가운데에 실제 오토바이 모양의 기계가 놓여 있고, 앉아서 몸을 기울이면 화면 속 차가 함께 기울어집니다. 1990년의 세가는 이런 체감형 기계를 만드는 데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앞선 회사였고, 이 게임은 그 계보의 오토바이 쪽에 놓인 작품입니다. 두 대를 붙여놓고 둘이 나란히 앉아 겨룰 수 있는 구성도 있었습니다.
GP 라이더(GP Rider)는 오토바이 로드 레이스를 소재로 한 레이싱 게임입니다. 화면은 차 뒤를 따라가는 시점이고, 앞선 주자들을 추월하며 구간마다 정해진 체크포인트를 시간 안에 통과해야 합니다. 통과하면 시간이 더해지고,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끝나는 그 시절 레이싱의 정석적인 구조입니다.
오토바이라는 소재
자동차 레이싱과 가장 다른 점은 차체가 기울어진다는 것입니다. 코너에 들어갈 때 몸을 눕히듯 기울이는 동작이 그대로 조작에 들어가고, 실제 기계에서는 앉은 사람이 몸무게를 옮겨 그것을 표현했습니다. 좌우로 핸들을 꺾는 것과는 감각이 다르고, 코너의 안쪽 선을 얼마나 깔끔하게 타느냐가 기록을 가릅니다.
넘어지는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다른 차와 부딪히거나 코스를 벗어나면 라이더가 차에서 떨어져 미끄러지고, 다시 올라타 출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자동차 게임에서 스핀하고 마는 것보다 훨씬 큰 손해라, 이 게임은 사고를 내지 않는 것이 곧 실력입니다.
기어 조작이 있어서 직선과 코너에서 다른 선택을 합니다. 직선에서 고단으로 최고 속도를 뽑고, 코너 진입 전에 저단으로 내려 속도를 줄인 뒤 빠져나오며 다시 올리는 흐름이 기본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는 코너 진입 속도입니다. 직선에서 낸 속도를 그대로 안고 코너에 들어가면 반드시 밖으로 밀려나 코스를 벗어납니다. 커브 표시가 보이면 그 전에 감속을 끝내야 하고, 코너 안에서는 가속이 아니라 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추월 자리입니다. 코너에서 무리하게 추월하려다 앞차에 걸려 함께 넘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추월은 직선에서 하고, 코너에서는 앞차 뒤에 붙어 따라 나오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는 넘어진 뒤의 마음가짐입니다. 한 번 넘어지면 시간을 크게 잃기 때문에 만회하려고 더 무리하게 되고, 그러다 또 넘어집니다. 사고 뒤에는 오히려 한 구간 정도는 안전하게 달려 흐름을 되찾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습니다.
세가의 체감형 기계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세가는 몸으로 하는 오락실 기계를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앉는 자리가 통째로 움직이는 것, 조종석이 회전하는 것,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이 기계들은 가격이 비쌌지만 오락실 입장에서는 손님을 끄는 간판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그 시절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도로가 매끄럽게 휘어지고 배경이 빠르게 흐르는 화면을 만들기 위해 전용 기판이 쓰였고, 그 위에 복제 방지를 위한 암호화 장치가 붙었습니다. 이 장치 때문에 나중에 기판이 방치되면 게임이 돌아가지 않게 되는 문제가 생겨, 보존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은 작품이 많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국내 오락실에도 오토바이 모양 기계가 들어왔습니다. 대개 오락실 입구 근처 눈에 띄는 자리에 놓였고, 다른 게임보다 요금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매번 하기보다는 가끔 큰맘 먹고 하는 기계였고, 앉아서 몸을 기울이는 모습 자체가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대를 붙여놓은 곳에서는 친구와 나란히 앉아 겨루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화면을 각자 보면서 옆 사람이 어떻게 기울이는지 곁눈질하게 되고, 이겼을 때의 기분도 혼자 기록을 세울 때와 달랐습니다. 지금 브라우저로 하면 몸을 기울이는 감각까지는 옮겨오지 못하지만, 코너를 얼마나 깔끔하게 도느냐가 전부인 그 구조는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