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SOS

SOS (Sos) · 1979 · K.K. Tokki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게임 이름이 구조 신호입니다. 화면 한쪽에 화살표가 깜빡이고 모스 부호로 SOS가 울리면, 그쪽으로 비행기를 몰고 가야 합니다. 제때 도착하면 점수를 받고, 그동안 지나쳐 보낸 적기 숫자가 아홉씩 줄어듭니다. 적을 쏘는 것 말고 구조 신호에 응답하는 행동이 게임의 생사를 가르는 구조인데, 1979년 오락실 게임치고는 꽤 영리한 발상입니다.

SOS는 화면 아래쪽을 좌우로 오가는 전투기를 조종해 위에서 내려오는 적기를 격추하는 고정 화면 슈팅입니다. 조이스틱은 좌우 두 방향뿐이고 버튼 하나로 총을 쏩니다. 이 시절 슈팅이 대개 그렇듯 화면에 내 총알이 한 발밖에 못 떠 있어서, 쏘고 빗나가면 그 총알이 화면 위로 빠져나갈 때까지 다음 발이 안 나갑니다. 이 한 발 제한이 게임 전체의 리듬을 정합니다.

SOS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79)

목숨이 아니라 놓친 적기가 문제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하는 규칙은 패배 조건이 둘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는 흔한 대로 적기와 적탄에 맞아 목숨을 다 잃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나쳐 보낸 적기의 숫자가 백에 이르는 것입니다. 후자가 걸리면 목숨이 아무리 남아 있어도 그 자리에서 게임이 끝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조심스럽게 피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안 맞으려고 화면 구석에서 얌전히 있으면 적기는 계속 아래로 빠져나가고, 그 숫자가 조용히 쌓여서 어느 순간 판이 끝납니다. 살아남는 것과 격추하는 것 중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조건입니다.

여기서 구조 신호가 의미를 가집니다. 화살표를 따라 제때 그쪽 끝으로 가면 놓친 적기 숫자가 아홉이나 깎입니다. 놓친 기체를 아홉 대 다시 격추한 것과 같은 값이니, 이건 부수적인 보너스가 아니라 판을 이어 가는 핵심 수단입니다. 신호가 뜨면 쏘던 것을 멈추고 무조건 그쪽으로 붙는 것이 맞습니다.

한 발 제한과 쏘는 요령

총알이 한 번에 하나뿐이라는 제약은 이 시절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입니다. 손이 빠른 것은 아무 소용이 없고, 얼마나 안 빗맞히느냐가 곧 화력입니다. 빗나간 한 발은 화면 위 끝까지 올라가는 시간만큼 이쪽 총을 봉인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령은 무작정 연사가 아니라 기다렸다 쏘기입니다. 적기가 내려오는 궤적을 보고 내 총알이 도달할 위치를 미리 잡은 다음, 적기가 그 선에 들어올 때 한 발을 냅니다. 특히 화면 위쪽으로 멀리 있는 적기에 쏘는 것은 손해입니다. 총알이 올라가는 시간이 길어서 빗나가면 그만큼 오래 못 쏘게 되니, 어느 정도 가까이 붙었을 때 쏘는 쪽이 회전이 빠릅니다.

움직임도 총알 회수와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총을 쏜 직후에는 다음 발이 안 나가는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을 피하는 데 씁니다. 쏘고 나서 곧바로 옆으로 빠져 다음 적기의 낙하선에서 벗어나 두면, 총알이 회수되는 순간 바로 다음 목표를 겨눌 자리에 서 있게 됩니다.

난이도가 올라가는 방식

이 시대 게임이 대개 그렇듯 스테이지가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대신 적기가 내려오는 속도와 숫자, 그리고 궤적의 사나움이 점점 올라갑니다. 초반에는 곧게 내려오던 적기들이 뒤로 갈수록 옆으로 꺾고 이쪽 위치를 따라오는 움직임을 보여서, 예상 지점에 미리 총알을 두는 방식이 잘 안 통하게 됩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여러 대가 좌우로 벌어져 동시에 내려올 때입니다. 한쪽을 노리면 반대쪽이 그대로 빠져나가고, 둘 다 잡으려다가는 한 발 제한 때문에 아무것도 못 잡습니다. 이럴 때는 욕심을 버리고 확실히 잡을 수 있는 한쪽만 처리한 다음, 놓친 숫자는 뒤이어 나올 구조 신호로 만회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구조 신호가 떴을 때 지금 눈앞의 적기에 미련을 두는 것이 큰 실수입니다. 신호는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해야 인정되기 때문에, 한 대 더 잡겠다고 머뭇거리면 아홉 대 값의 기회를 통째로 날립니다. 신호가 뜨면 그 순간의 우선순위를 통째로 바꾸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1979년의 오락실과 이 게임의 자리

이 게임은 일본의 K.K. 도키가 만들었고 남코가 유통을 맡아 오락실에 깔렸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판을 만든 회사와 간판에 이름이 걸린 회사가 다른 경우가 흔했습니다. 유통망을 가진 큰 회사가 중소 개발사의 게임을 받아 자기 이름으로 내보내는 방식이었고, 그래서 지금 자료마다 제작사 표기가 엇갈리기도 합니다.

시기를 생각하면 이 게임의 위치가 보입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오락실을 뒤집어 놓은 직후였고, 세상의 모든 기판 회사가 저마다 고정 화면 슈팅을 하나씩 내놓던 때입니다. 그런 홍수 속에서 SOS는 구조 신호라는 규칙 하나를 얹어 남들과 다른 결정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발상만큼은 분명한 게임입니다.

한국 오락실 기준으로는 세대가 앞서서 실물을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설치 없이 켜 보면 화면은 소박하지만, 총알 한 발을 아껴 쓰며 놓친 적기 숫자와 구조 신호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한 판이 짧아서 몇 번이고 다시 잡게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