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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테이 타카라 사가시

카이테이 타카라 사가시 (Kaitei Takara Sagashi) · 1980 · K.K. Tok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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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1980년의 오락실 화면은 대부분 흑백이었습니다. 색을 낼 수 있는 기판이 아직 비쌌기 때문에, 검은 배경에 흰 점으로 그린 그림 위에 색 셀로판을 덧대어 색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흔했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흑백 화면의 게임인데, 소재가 바다 밑입니다. 배에서 잠수부를 내려보내 보물을 건져 오는 동안 상어가 다가옵니다.

카이테이 타카라 사가시(Kaitei Takara Sagashi)는 1980년에 나온 바다 밑 보물 찾기 게임입니다. 화면 위쪽 해수면에서 배를 좌우로 움직이다가 버튼을 눌러 잠수부를 내리고, 바닥에 닿으면 잠수부를 움직여 보물을 주워 옵니다. 한 판에 다섯 개의 보물이 놓여 있고, 이것을 모두 건져 올리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카이테이 타카라 사가시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0)

한 판이 두 단계로 나뉜다

이 게임의 흐름은 두 가지 국면이 번갈아 나오는 구조입니다. 먼저 해수면에서 배를 조종하는 국면이 있습니다. 어디로 내려보낼지 위치를 정하는 단계이고, 이때 물속에는 상어가 돌아다닙니다. 작살을 쏘아 상어를 처리할 수 있는데, 잡은 상어마다 점수가 들어옵니다.

버튼을 누르면 잠수부가 줄에 매달려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동안이 가장 위험합니다. 잠수부는 줄에 매달린 채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상어가 다가오면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내리기 전에 주변 상어를 정리하고, 길이 비었을 때 내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바닥에 닿으면 두 번째 국면입니다. 이제 잠수부를 좌우로 움직여 보물이 있는 자리로 가서 건져 올립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가져올 수 있으므로, 다섯 개를 모으려면 이 과정을 네 번 더 반복해야 합니다. 올라오는 길에도 상어는 계속 돌아다니기 때문에, 마지막 하나를 눈앞에 두고 놓치는 일이 흔합니다.

언제 내리고 언제 올릴 것인가

이 게임에서 실력 차이가 나는 지점은 조작이 아니라 타이밍입니다. 상어의 움직임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으므로, 몇 판 해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됩니다. 상어가 화면 반대편으로 지나간 직후가 내려보내기 좋은 순간이고, 반대로 이쪽으로 오는 중이라면 한 박자 기다렸다가 작살로 먼저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욕심을 부리면 손해를 봅니다. 상어를 잡으면 점수가 붙기 때문에 계속 쏘고 싶어지는데, 쏘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새 상어가 들어옵니다. 점수는 결국 보물을 다 건져 판을 넘겨야 크게 쌓이므로, 길목에 걸린 상어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지나가게 두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또 하나는 위치 선정입니다. 보물이 흩어져 있으므로, 가운데쯤 내려서 좌우로 오가는 것이 나을 때도 있고 한쪽 끝부터 차례로 훑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바닥에서 이동하는 동안에도 시간과 위험이 계속 쌓이므로, 어디에 내릴지를 정하는 것 자체가 판단입니다.

초창기 오락실 게임의 문법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규칙이 대단히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의 게임은 원래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 화면 안에서 끝나는 목표가 있고, 그것을 반복하되 점점 빨라지거나 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난이도를 올립니다. 스테이지마다 다른 그림을 그려 넣을 만한 저장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나온 설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그 단순한 틀 안에 두 가지 다른 조작을 넣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는 배를 움직이며 쏘고, 아래에서는 잠수부를 움직이며 줍습니다. 같은 화면에서 역할이 바뀌는 구조라, 한 화면짜리 게임치고는 흐름에 굴곡이 있습니다.

흑백 화면도 그 시절의 사정입니다. 색을 표현할 수 없으니 형태와 움직임으로 구분해야 했고, 그래서 상어나 잠수부 같은 대상이 실루엣만으로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큼직하게 그려졌습니다. 오히려 지금 보면 그 단순한 그림이 소재와 잘 어울립니다.

이 시절 게임을 지금 하는 법

1980년 게임을 지금 하면 대개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너무 단순해서 금방 질리거나, 반대로 몇 판만 하려던 것이 계속 이어지거나입니다. 갈림길은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있습니다. 끝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지루하고, 지난번보다 한 판 더 가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붙잡힙니다.

요령을 하나 꼽자면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게임은 대개 급하게 움직일 때 죽습니다. 상어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몇 초를 참지 못해서 내려보내고, 그러다 잠수부를 잃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조작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판이 눈에 띄게 길어집니다.

남는 것

오락실 게임의 역사에서 1980년 언저리는 규칙이 이제 막 다양해지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쏘는 게임과 미로 게임이 갈라져 나오고, 그 사이에 이런 식으로 두 가지 조작을 섞은 실험적인 물건들이 끼어 있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채 지나갔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축에 듭니다. 대단한 유명작은 아니지만, 배와 잠수부를 오가며 바다 밑을 훑는 그 구조는 지금 해 봐도 이해가 빠르고 손에 붙습니다. 오래된 게임을 하나씩 짚어 보는 재미는 대개 이런 데서 나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규칙 하나가 분명하면 게임은 성립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