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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바레 마린쿤

간바레 마린쿤 (Ganbare Marine Kun Marine 2k0411 JPN) · 2000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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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2000년의 캡콤이라고 하면 대형 대전 격투와 화려한 액션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같은 해 이 회사가 내놓은 것 중에는 이런 게임도 있었습니다. 화면 속 작은 잠수함 하나, 조이스틱으로 조준을 옮기고 버튼 하나로 쏘는 게 전부인 아주 작은 게임입니다. 대형 게임장의 큰 화면이 아니라, 어린이 코너나 메달 코너에 놓이는 부류의 기계였습니다.

간바레 마린쿤(Ganbare! Marine Kun)은 바닷속을 배경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표적을 맞히는 소형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마린쿤이라는 작은 잠수함이 주인공이고, 플레이어는 조준점을 움직여 화면에 나타나는 물체와 바다 생물을 쏩니다. 한 판이 짧게 끊어지고, 성적에 따라 보상이 나오는 구성이라 오래 앉아 파고드는 게임이라기보다 짧게 여러 번 붙는 게임입니다.

간바레 마린쿤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0)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한 판이 시작되면 시간이 주어지고, 화면 여기저기에 표적이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플레이어가 할 일은 조준을 그쪽으로 옮겨 시간 안에 맞히는 것입니다. 조작은 방향과 발사 버튼 하나뿐이라, 처음 앉는 사람도 설명 없이 바로 손을 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조준을 옮기는 경로입니다. 표적은 여러 곳에 흩어져 나타나는데, 아무 데나 눈에 띄는 대로 쫓아가면 화면을 가로지르는 데만 시간을 다 씁니다. 가까운 것부터 이어서 훑는 식으로 경로를 잡으면 같은 시간에 훨씬 많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성적을 내야 하는 게임이라, 이 경로 관리가 사실상 실력의 전부입니다.

표적이 움직이는 경우에는 지금 있는 자리가 아니라 갈 자리를 노려야 합니다. 이건 사격 게임의 기본이지만, 이렇게 시간이 촉박한 구성에서는 한 발 빗나가는 대가가 특히 큽니다. 조준을 미리 앞쪽에 갖다 놓고 표적이 들어오는 순간에 누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계가 놓이던 자리

이 게임은 일본 게임장의 메달 코너를 겨냥해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메달 코너란 현금 대신 동전 모양의 메달을 사서 놀고, 성적에 따라 메달을 더 받는 공간을 말합니다. 점수 자체보다 얼마나 돌려받느냐가 관심사인 곳이라, 게임 한 판이 짧고 결과가 즉시 나오는 구성이 어울립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설계도 그 성격을 따릅니다. 배워야 할 규칙이 거의 없고, 한 판이 금방 끝나고, 잘하면 눈에 보이는 보상이 나옵니다. 대전 격투처럼 수십 시간을 들여 파고드는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셈입니다.

국내 오락실에는 이런 형태의 메달 코너가 일본만큼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류의 기계는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고, 지금 이렇게 화면으로 만나는 게 처음인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오락실이라는 공간이 나라마다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 같은 게임입니다.

캡콤이 이런 걸 만든 이유

1990년대 후반 오락실 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가정용 기기의 성능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오락실에 가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사들은 집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방향을 찾았습니다. 큰 기계에 올라타는 체감형, 여러 대를 묶은 대전, 그리고 실물 보상이 나오는 이런 부류였습니다.

캡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간판이 되는 대형 게임을 계속 내놓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작고 가벼운 기계로 게임장의 다른 구석을 채우려 했습니다. 이런 기계는 자리를 적게 차지하고 회전이 빠르며, 특정 연령대나 가족 단위 손님을 끌어옵니다. 대작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수요가 분명히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 게임을 하나의 작품으로 놓고 평가하기는 애매합니다. 깊이를 파고들 여지가 거의 없고, 원래 목적이었던 보상 구조도 화면 밖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00년 무렵 오락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큰 회사가 그 고민에 어떤 식으로 답했는지가 이 작은 화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짧게 즐기는 법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목표를 스스로 정하는 게 좋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몇 개를 맞히는지, 놓친 것 없이 한 판을 끝낼 수 있는지 같은 기준을 두고 반복하면 짧은 구성이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조작이 단순한 만큼, 잘하는 방법도 단순합니다. 화면을 넓게 보면서 다음에 어디로 조준을 옮길지 미리 정해 두는 것, 그리고 놓친 표적에 미련을 두지 않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한 번 놓친 것을 되돌아보는 사이에 다른 두세 개를 더 놓치는 게 이런 시간제 게임의 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