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콘트라
프로보텍터 (Probotector Europe) · 199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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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로봇이 총을 든다
같은 게임인데 주인공만 다릅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근육질 병사 두 명이 뛰어다니던 자리에, 유럽판에서는 각진 전투 로봇이 서 있습니다. 당시 독일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사람이 사람을 쏘는 표현에 엄격했던 탓에, 코나미는 주인공을 아예 기계로 바꿔 내보냈습니다. 덕분에 유럽에서 자란 세대에게 이 시리즈의 이름은 콘트라가 아니라 프로보텍터입니다.
프로보텍터(Probotector)는 옆으로 스크롤되는 무대를 달리며 총을 쏘는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이 게임보이판은 콘트라 시리즈를 휴대용 기기에 맞춰 만든 작품으로, 한 대만 맞아도 죽는 특유의 긴장감과 무기를 바꿔 가며 싸우는 구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무기를 지키는 싸움
기본 총은 약합니다. 날아다니는 아이템을 쏘아 맞히면 퍼지는 총, 관통하는 총, 유도되는 총 같은 것으로 바뀌고, 좋은 무기를 손에 넣은 순간부터 게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제는 한 대 맞으면 그 무기를 잃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잘하는 사람은 무리해서 앞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화면 구석에서 안전한 각도를 잡고 적을 정리한 뒤에 전진하는 식으로, 좋은 무기를 최대한 오래 들고 다니는 데 집중합니다. 보스 앞에 어떤 무기를 들고 도착하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간
옆으로 가는 구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시점이 바뀌어 위에서 내려다보며 통로를 헤쳐 나가는 스테이지가 섞여 있는데, 여기서는 진행 방향과 사격 방향을 따로 관리해야 해서 감각이 전혀 다릅니다.
이런 시점 전환은 시리즈 초기부터 이어져 온 특징입니다. 화면이 작은 게임보이에서는 시야가 더 좁아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구간을 외우고 나면 통과했을 때의 만족감이 큽니다.
작은 화면에 담은 콘트라
게임보이는 화면이 좁고 색이 없습니다. 총알과 적이 화면을 뒤덮는 이 시리즈를 옮기기에는 불리한 조건인데, 이 작품은 적 수를 조절하고 무대를 다시 짜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거치기 판을 그대로 축소한 것이 아니라 휴대용에 맞게 새로 구성된 게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이 시리즈는 오락실판과 패미컴판을 통해 콘트라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유럽판을 지금 잡아 보면 이름과 주인공만 바뀌었을 뿐, 손에 익은 그 감각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